대통합민주신당의 이 한심한 몰골

한심함에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어떻게 우리나라 최대의 정당이라는 것이 이 정도로 한심해질 수가 있을까.

통합신당 소속의원 스스로 솔직하게 자체 진단한 결과도,

"신당이 너무 급히 창당(?)됐을 뿐 아니라 나무를 자주 이식하듯 너무 자주 옮겨 앉아 뿌리 없는

정당이 돼버렸다"

"정신적 정체성이 혼란스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군 자이툰부대의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을,

소위 당론을 앞세워 반대하기로 한 통합신당 지도부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라크 파병연장안이 재석 256명 가운데

찬성 146명, 반대 104명, 기권 6명 등 큰 표차로 가결된 후 나온 자평이다.

현재 국회의 정당별 의석수가 통합신당 142석, 한나라당 128석, 민주노동당 9석 등으로

분포돼있는 점을 교려하면 통합신당 소속 의원중 적어도 20명 이상이 당론을 걷어 찼다는

결론이다.

당 지도부의 얼굴을 작심하고 완전히 구겨버린 것이다.

파병 연장안 거결은 국익차원에서 잘된 결정이다.

그런데 왜 통합신당 지도부는 이를 한사코 부결시키려 했을까.

우리 말에 "눈치가 빨라야 절에 가서도 새우 젓 얻어먹는다"는 말이 있다.

소위 정당의 지도부가 국익이 걸린 문제에 대한 국론의 흐름을 반대로 파악한 결과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이념적 정체성과 배치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반대해서는 안되는 일을 어거지로 밀어 부치다 치명타를 맞은 것이다.

소장의원들이 지도부 총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 지나친 발상은 아닌 것 같다.

시대를 읽지 못하는 인간들이 지도부를 차지하고 있다면 그 정당의 미래는 없다.

그렇지 않아도 대선에서 참패한 통합신당이 그 책임 소재를 놓고 손가락질과 아귀다툼이 한 창인데

여기에 당론이 뒤집어지는 결의안까지 통과시키는 악재가 겹쳤으니,

잘하면 이것을 기회로 당 해체에까지 이를 전망이다.

지금 통합신당은 "콩가루 정당"인 동시에 "無主무주 政黨정당"이 되어 버렸다.       

위기가 닥쳤을 때 스스로 반성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또한 권장할 사항이다.

그런데 당내에는 異見이견을 조합하고 봉합하고 통일 시키는 힘을 가진 어른이 아무도 없다.

모두가 도토리 키 재기다.

반성한답시고 자신의 책임 소재는 싹 빼버리고 상대의 책임만 강조하고 부풀리면 그 집단은

瓦解와해의 길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수면에서 우리나라 최대의 정당이 이런 모습을 보여서야 정당정치의 앞날이 암담하다.

총선을 둘러싼 공천작업이 시작되면, 아마도 모르긴 해도 통합신당은 물갈이를 둘러싼 파워게임에

당이 형체도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으로 산산조각이 날 우려가 깊다.

어차피 제각각 딴 마음을 품고는 있으나, 그것을 숨기고 천연스런 얼굴로 한 가족행세를 하고 있은 그 많은 동참자들이 오직 바라는 것은 총선에 "내가 당의 공천자요!"라는 고깔을 쓰고 출마할 수

있는 공천장일테니까.

유권자들이 외면하는 통합신당의 공천장일지라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백번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공천장은 있는 것 보다는 없는 것이 훨씬 낫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왜 모를까.

통합민주신당, 소속의원들 스스로도 못마땅해 하는 정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