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현란한 언어유희에 김문수는 속수무책이었다(SBS 시사토론). 유시민의 맞짱 상대는커녕 맹수가 먹잇감 다루듯이 김문수를 가지고 논 한 판이었다. 김문수는 허점투성이 유시민을 제대로 공략 한 번 못하고 토론 내내 지사재임 중 업적선전과 자화자찬이란 구태(舊態)에만 집착해 허우적댔다.
자신이 주도권을 쥔 시간도 제대로 활용할 줄 몰라 유시민에게 빼앗기다시피 했고, 중국이 어떠니, 싱가포르가 어떠니 하면서 갈팡질팡했다. 토론준비도 부족했고 의욕이나 패기 같은 것도 전혀 볼 수 없었다. 유시민의 송곳같은 질문엔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아 유시민에게 제지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고, 또 반격할 줄도 몰랐다. 토론 내내 잔뜩 굳은 표정으로 두 눈만 멀뚱거렸다.
반면 유시민은 역시 모사꾼답게 생글생글 웃어가면서 김문수를 코너로 몰아 넣고 들락날락 하면서 잽을 날렸다. 김문수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해 주면서 자기PR을 아주 지능적으로 전개했다. 반격은 고사하고 방어도 제대로 못하고 쩔쩔 매는 김문수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유시민이었다. 한마디로 김문수를 농락했다.
이런 맞짱토론 한 번만 더 하면 경기지사 투표는 하나마나 유시민 압승으로 끝날 것이다. 유시민에게 젊은층이 열광하는 이유가 이런 사기성 있는 말 재간 때문이 아닌가 싶다.
김문수는 토론하는 방법부터 배워서 TV토론에 나오는 게 낫겠다. 사기꾼에게 이길려면 철저한 준비를 해야하는데 준비가 없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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