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구제역이 번진다고 난리 피울 때의 뉴스에서 구제역이 창궐하지 않은 지역은 호남 밖에 없었다.

전국을 무대로 움직이는 분뇨수거차량에 의한 전염도 어찌된 영문인지 호남만 피해갔다.

가장 원시적 생물인 바이러스가 성역을 가려가며 번지는 것도 해괴한 일이다.

그러다가 은근슬쩍 경남도 지역도 구제역이 창궐하지 않은 지역으로 추가되었다.

그러고 보니 구제역도 의심의 눈초리를 의식해가며 번지는가 보다.

그런데 얼마 뒤에 경남에도 구제역이 창궐하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곳은 호남이란다. 설 연휴 귀성객 파동으로 벌벌 떤다나?

헌데 이에 때맞춘 것인지 마침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 사태 해결 후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하필이면 유정복이 박빠라는 점도 그렇고,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는데, 이게 오묘한 관건이다.

설 연휴 대이동 이후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유독 호남에만 전염이 안 된 “인위적”인 것으로 의심되는 해괴한 이유가 유지하기에 곤란해질까?

그게 아니면 전국적으로 저절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눈에 안 보이는 또다른 “인위적 이유”가 생길까?

필자는 유정복 장관이 “인위적인 이유”의 당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헌데, 비호남지역의 소․돼지 거의 몰살시켰겠다, 평소에도 ‘우리농산물’ 식으로 ‘우리’라는 브랜드가 귀에 박히도록 홍보가 되어 있는데다 ‘우리 몸에 우리 것’이라며 값 올릴 축산물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동네는 어디인가.

어쨌든 설 이후에 특정지역만 ‘우리’라는 브랜드로 독점적 지위를 누릴지, 그 동안 가리워졌던 “특정지역만의 非전염”이라는 “인위적인 것 같은 원인”이 해제되어 다른 동네와 똑 같이 전염될지 지켜볼 일이다.

국산으로 위장하여 폭리를 누린다며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해대는 것이 구제역 파동이후 유일하게 남은 특정지역 축산물 가격의 폭리를 보장하려는 저변다지기가 아니길 빈다.

그냥 외국산으로 표시된 값싼 육류 좀 사다가 소주나 한잔 먹는 걸로 설 쇠고픈 마음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