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대선자금, 허탈한 거짓말

민주당, 대선때 100대 기업서 모금 파문 확산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이 3월 7일 "지난 대선때 100대 기업 관계자에게 후원금 120억원을 받았다"며 "국민들로부터 모금된 돼지저금통과 국고지원금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시 말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을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대선때 선대위 총무본부장으로 노무현 후보 진영의 살림을 맡았던 이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대선 때 100대 기업을 다 돌았고 당 후원금 120억원을 모았다"며 "100대 기업 관계자 등은 대부분 만났으며 이를 계기로 그들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당시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김원기 대통령후보 정치고문이 후원금 모금에 나서지 않아 내가 해보겠다고 나섰고, 그동안 내게 총무나 정책위의장은 할 수 있어도 돈을 모아야 하는 대표감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나로서는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선거기간동안 줄곧 강조했던 '희망돼지 저금통'을 통한 국민 성금과 국고보조금 위주로 선거를 치렀다는 당시의 설명이 거짓이었다는 배신감과 허탈감이 높아가고 있다.

이 총장은 이어서 "지난해 10월 민주당이 선대위를 출범시킬 때만 해도 노무현 당시 후보의 지지율은 20%대 이하여서 기업체 후원금은 거의 없었고, 선대위는 몇몇 의원들의 특별당비로 자금을 충당했다.

게다가 유용태 당시 사무총장과 이상수 선대위 총무본부장으로 자금 채널이 이원화돼 있어 선대위측은 한화갑 당시 대표에게 "자금 관리권을 선대위로 넘겨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렸다. 그러다 노 대통령이 단일후보로 결정된 직후인 11월말부터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후원금을 내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자금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H기업의 경우 선거 막판에 선대위 모 간부를 통해 '상당액'을 제공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몇몇 대기업은 이 총장 등 공식 라인과는 별도로 노 후보의 386측근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그냥 보태 써라'며 1억~2억원씩을 건네려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120억원 중 노사모 돼지저금통으로 모금한 80억원, 서울 경기 인천지역 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금액이 6억원이고 나머지 34억원이 기업체 등의 합법적인 후원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시 5대 기업이 각각 후원금을 10억원씩 냈다고 밝힌 점을 미루어 보면 기업 후원금은 34억원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기업인들에게 받을 돈을 다 받아놓고도 돼지저금통을 돌린 뻔뻔스러움을 국민 앞에 사과하라"라며 "민주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어떤 기업에서, 얼마만큼의 후원금을 받아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은 100대 기업을 돌아다니며 돈을 받아놓고도 선관위가 불법으로 규정한 돼지 저금통을 통한 모금을 계속했다"며 "그러고도 재벌 개혁과 새 정치를 거론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무현 당시 후보의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자금에 관련된 주요 발언이다.

나는 중소기업이나 재벌한테 전화할 데도 없고, 재벌로부터 돈을 받으면 그대로 끝난다. 여러분이 (1만원씩 낼)100만명을 만들어주면 보답하겠다. 돈에서 자유롭고 투명한 정치를 실현하겠다. (10.13 광주 국민참여본부 발대식)

정치적 부패의 근거를 따지고 가보면 결국 돈 문제이다. 돈을 많이 쓰기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하고, 그 돈을 부정하게 조달하다보니까 나중에 빚을 갚아야 되고 그러면서, 이런저런 부조리가 생기고, 우리 정치를 타락시키고 있다. 나는 법정선거자금 이내에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여러분께 굳게 약속드린다. (10.29 청주방송 토론회)

돈이 적더라도 깨끗해야 된다. 다수의 지지자로부터 소액의 현금을 받아야 된다. 나는 100만명에게 1만원씩 걷어서 선거를 해보겠다고 선언했고, 희망돼지저금통 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다. 투명하고 깨끗한 돈은 깨끗한 정치를 보장할 것이다. (11.5 부산방송 토론회)

선거자금 공개에 참가하면 득 보는 게 있었으면 좋겠고, 안 하면 선거에 낭패를 보고 떨어졌으면 좋겠다.(11.18 대선자금 공개 협약 체결식)

당내 일부 인사들이 '수천억원의 선거자금 없이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며 나를 흔들었다. 그러나 여러 의원들이 나를 지켜줬다. 그 의원들마저 힘이 부칠 때 마지막으로 나를 일으켜 세운 사람들은 국민이었다. (12.18 명동 거리 유세)

이상수 사무총장의 발언으로 인터넷 게시판에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는 노무현의 사기에 놀아났다"다며 "이것은 탄핵사유가 아닌가 돼지저금통으로 선거한다고 했는데 기업한테 돈 뜯어서 선거를 치룬 것이 들통 났다"고 비판했다. 대선 때 노무현 당시 후보에게 7만원을 후원금으로 냈다는 네티즌은 "믿을 수 없다"며 " 이상수 해명하라! 정말 이렇게 말 했는가"라고 진상 규명으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결국 대통령 되고 보자였던 식 아닌가" "돼지 저금통으로 80 여억원 씩이나 모았다는 말도 믿기가 어렵다. 그 당시에도 이에 대한 의혹을 몇 번이나 제기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들이 줄기차게 이런 억지주장을 했다" "그 120 억원도 그게 전부가 아닐 것 이라는 의혹이 든다"라며 비판했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이 총장이 대선 자금 내역을 밝히는 이유는 뭔가? 이번 대북송금에는 대선 자금이 같이 포함되었으니 김대중 북송 자금을 다 특검으로 밝히면 자연하게 노무현의 대선 자금이 같이 밝혀지는 것을 알라는 위협성 발언이라고 본다."
이처럼 이 총장의 발언배경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던진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해가지고 또 분란을 일으키냐"며 이상수 의원의 자제를 요구하는 글도 있었다.

윤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1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