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여론 조사 결과를 봤다.
단순지지도가 36%. 충격적이다. 출범한지 5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말이다. 역사상 이렇게 빨리 추락한 정권이 있나 싶다.
위 여론조사에서 몇가지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
우선 연령별 조사에서 30대의 지지도가 가장 낮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권은 가히 30대 정권이라 할 만큼 지난 경선과 대선에서 30대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이제 그게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상전벽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30대가 그렇게 노무현 정권에 대해 적대적이란 것은 현정권의 기반이 무너졌다는 걸 뜻한다.
아울러 여론 주도층이라 할 40대 역시 노무현을 아주 싫어 하고 있다. 무엇하나 제대로 못하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당연한 평가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별 조사결과이다. 부산, 경남에 그렇게 정성을 쏟았는데도 여전히 부산, 경남인들은 노무현을 압도적으로 싫어한다. 의리없이 오락가락하는 노무현을 지지하는게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던 것일게다. 대구경북 역시 여전히 노무현을 적대시한다. 변할 이유가 없다.
재미있는 것은 노무현에 대해 가장 우호적인 지역이 호남이라는 점이다. 아이러니다.
하지만 호남인들 중 여론 주도층은 오래전에 노무현을 버렸다.
그런데 지난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했던 노무현이 비록 호남에 대해 섭섭하게 한다고 해서 여론 조사하는 조사원의 전화를 받고 노무현이 잘못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걸 꺼려하는 심리가 일부 호남인들에게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하지만 호남인들의 속마음은 전혀 다르다고 한다. 현지 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전언이다.
실제 호남인들은 노무현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경선과 대선전 여론조사에서도 호남인들은 이인제 혹은 정몽준에게도 일정한 지지를 보냈다. 경선 직전 까지만 해도 이인제가 크게 앞섰다. 그러나 막상 경선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노무현은 이점을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만으로 호남인들이 아직 자기편이라고 몽상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부안항쟁을 통해 보여준 노무현정권의 기만성을 목격한 호남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노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저학력층에 비해 고학력층이 대거 이탈했다는 것이다. 노무현은 지난 대선까지만해도 고학력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그게 역전된 것이다. 여론주도층이 노무현을 버렸다는 또 다른 증거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단순지지도른 묻는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소위 대통령프리미엄이란게 있다 한다. 즉, 대통령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지한다고 답하는 게 전체 응답자의 10% 정도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저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과거와 달리 노무현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온게 이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10%의 프리미엄을 공제하고 호남인들의 속마음에 기한 실제지지도를 추정하면 현재 노무현에 대한 지지도는 약 20%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그것도 후하게 봐준거다.
이 정도의 지지도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갖을 수 없다. 레임덕에 빠진 것이다.
현재 노무현은 자신의 정당을 만들려 시도하고 있다 한다. 개혁신당,386 정당. 그런데 실제지지율 20% 선으로 신당을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 신당을 누가 지지할까.
그래서 민주당 신주류들도 민주당을 탈당하지 못하고 병신되가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노무현은 그 신주류라고 하는 자들을 탓할게 아니다. 그들의 어리석음도 문제였지만 근본적 문제는 본인에게 있었으니 말이다.
여기 올라오는 글들을 보니 노무현이 만드는 신당의 대표가 고건이니, 김혁규 경남지사가 신당에 입당한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다 해서 결과가 달라지겠냐는 거다. 고건이나 김혁규 정도를 내세워서 신당의 바람이 불것 같다는 착각을 하는 건 자유지만 국민들은 그들을 보는 게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노무현을 본다. 지지할 것 같은가?
지난 대선에서는 정몽준과의 단일화 쑈 한 번으로 일거에 지지율을 만회했다. 엄격히 따지면 반이회창 표를 결집한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까지 되고 나서 이제 그와 같은 쑈를 할 수 있을까? 누구와 단일화를 하지?
노무현은 현실주의자이다. 아마 한나라당과 단일화하지 않을까 한다. 총선후에 말이다.
민주당을 박살내놓고 한나라당이 총선에 압승하도록 도와준 다음 한나라당과 합친다. 그럼 탄핵 당하지 않고 임기는 채울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 노무현 패거리들에게 유일한 관심은 그것 뿐이다.
그걸 노무현의 자멸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노무현의 생존법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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