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북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남쪽 사람들]( 底本: 주체의 기치 따라 나아가는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 조국통일사, 1982, 평양) 중 민청학련 부분을 발췌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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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학생들은 학교운동장에서 체포구금된 애국적 청년학생들의 즉시 석방을 요구하며 유신독재를 규탄하는 집회를가진 후 놈들의 탄압 역량이 집결되기 전 곧바로 가두시위로 들어갔다.
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유신독재 물러가라!>, <중앙정보부를 즉각 해체하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시위 등 민주 기본권을 확립하라!>,<대일 예속 청산하라!>고 쓴 플레카드를 들고 <1.8 긴급조치를 철폐하라!>, <유신헌법 폐지하고 민주헌법 제정하라!>, <구속된 민주학생 석방하라!>, <국민을 울리는 물가정책 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앞을 가로막고 나서는 경찰들에게 돌벼락을 안기며 용감하게 싸웠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대중적인 시위투쟁에 발맞추어 이화여자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신학대학 등 서울시 안의 다른 대학들과 고등학교 학생들도 유신독재를 규탄 배격하는 집회와 시위투쟁을 하였다.
궐기한 청년학생들은 괴뢰도당의 파쇼적 포압 만행으로 시위를 벌리기가 어렵게 되자 대학구내에서 소규모의 투쟁을 벌여 놈들의 폭압 역량을 대학구내에 집중시키는 한편, 기본 역량을 대학 밖에 집결시켜 가지고 거리 한복판에서 대규모의 시위투쟁을 벌이는 등 투쟁전술도 조성된 정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적용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수백명의 학생들이 다른 대학 학생들과 함께 동대문 시장 부근에 모여 순식간에 시위대열을 짓고 거리로 밀려나간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이 대학의 다른 한 대열은 서울시청 앞 광장과 주변에 삽시에 모여 대중적 시위를 벌린 것 등은 그 한 실례이다.
지방에서는 경북, 전남, 충남, 강원도, 부산, 제주도 등에 있는 거의 모든 대학들에서 투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4월 11일에는 광주의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또 다시 대중적인 반정부 시위투쟁을 벌였다.
청년학생들은 대규모 시위투쟁과 함께 <민청학련>의 이름으로 된 10여만 매의 반정부 삐라들을 도처에 뿌리는 한편 선언문, 결의문, 격문을 비롯한 10여 종의 각종 선전물을 널리 배포하면서 학생들과 인민들을 투쟁에 나서도록 호소했다.
<민청학련>의 투쟁선언인 <민중 민족 민주 선언>에서는 경제의 전면적 파탄과 노동자, 농민, 빈민 등 민중의 생활고는 외국 독점자본에게 자원과 노동력을 헐값으로 팔아넘기는 청부 경제 구조와 매판 특권체제의 산물이며, 이 인민수탈 체제의 수호자는 바로 1인 파쇼독재체제임을 폭로했다. 그리고 <유신>이란 해괴한 쿠테타에 의해 폭력정치와 민중수탈은 더욱 강화되고 통일의 길은 더욱 멀어만 가는 현실을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보라, 자유를 박탈하여 노예상태를 강요하는 저들, 깡패집단을 보라, 호화방탕을 일삼으며 민중의 살과
뼈를 삼켜 살찐 저 도적의 무리들을 보라, 이 땅을 신식민주의자들에게 재물로 바친 저 매국노들을,
우리는 부패 특권 족벌이 저지르는 이러한 파멸상태를 더 이상 좌시할수 없다. 저들의 발밑에서 죽고
빼앗기고, 고문 당하는 민주세력들이 민주, 민권, 민족의 기치 아래 속속 모여들고 있다. 어떠한 강압과
폭압으로도 노도와 같이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이 도도한 물결을 결코 막지 못하리라. 이에 우리는
반민주적, 반민중적, 반민족적 집단을 분쇄하기 위해 숭고한 민주 전열의 선두에 서서 우리의 육신을
잘라 바치려 한다.>
이 선언은 그대로 피나는 남조선 인민들의 애국애족의 외침이었다. 그것은 미제의 정치군사력과 일본의 경제력, 매국노의 폭력에 의해 부지되는 남조선의 파쇼 테러적, 부패 특권적 정치사회 체제와 그것이 빚어낸 매국배족적, 반인민적 죄과에 대한 추상같은 역사의 논거였다.
그것은 또한 신식민주의적, 군사 파쇼적 통치제도의 무덤 위에 민주사회와 통일 조국을 꽃피우기 위해 온갖 반민족적, 반민주적, 반인민적 세력에 결연히 항거하는 남조선의 열혈 청년학생들과 전체 인민대중의 과감한 대결 선언이었다.
선언문과 함께 발표된 결의문에서는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투쟁할 것을 역사와 민족 앞에 엄숙히 선언한다.>는 굳은 맹세가 담겨져 있었다.
남조선 청년학생들의 4.3 투쟁은 <민청학련>에 의해 세워진 투쟁계획이 사전에 적들에게 노출되어 제대로 전개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43개 대학과 35개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일제히 투쟁에 떨쳐나서 적들을 혼란 속에 몰아넣은 대중적 투쟁으로 벌어졌다.
1971년 1년간 학생들이 반교련 투쟁에 54 개의 대학과 3개의 대학원이 참가했고 1973년 말에 벌인 반유신투쟁에는 47개의 대학이 참가했는데, 1974년에는 불과 1주일 남짓한 기간에 벌어진 4.3 투쟁에 그처럼 많은 대학과 고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한 것은 그 투쟁이 조직적인 대중적 투쟁으로 벌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조선 학생들의 4.3 투쟁은 남조선 청년학생 운동과 남조선 인민운동의 역사에 또 하나의 빛나는 페이지를 장식했다. 4.3 투쟁은 조직 사상면에서, 역량상의 견지에서, 그리고 실천투쟁면에서 남조선 청년학생 운동의 높은 성숙 정도를 뚜렷이 보여주었다.
4.3 투쟁을 지도한 <전국민주청년학생 총연맹>(<민청학련>)은, 공개된 자료에 의하더라도, 괴뢰 통치체제 안에서의 그 어떤 부분적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조직으로서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진정한 민주주의적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파쇼 독제체제의 타도와 민주 연합정부 수립을 당면 목적으로 하고 장차 노동자, 농민의 혁명정권 수립을 지향한 혁명적 투쟁조직이었다.
그리고 실천투쟁에서도 4월 3일을 <폭동의 날>로 정하고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서울시 안의 각 대학들과 고등학교 학생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집결하여 청와대와 중앙청 그리고 주요 행정기관 건물들을 점거하기 위한 투쟁 계획을 세운 대담하고 계획적인 투쟁으로서 시작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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