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權魯甲) 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이 떨고 있다. 2000년 4.13총선을 주도했던 구주류가 현대 비자금의 유입 여부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 신주류 쪽은 돈의 용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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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전고문 측은 자금 지원 여부와 관련해 묘한 말을 하고 있다. 측근인 이훈평 의원은 "필요하면 權전고문이 검찰에서 누구에게 돈을 지원했는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13 총선 때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수도권과 부산 등 일부 영남 지역 30여곳의 전략지에 집중 지원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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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바꿔'열풍을 타고 당선된 의원 상당수가 신주류 쪽에 기울어 있다는 점이다. 신주류 측이 權씨 측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물론 이들이 돈을 받았다 해도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3년)가 지나버려 법적으론 큰 문제가 될 게 없다. 하지만 도덕성과 개혁 이미지 손상 등 정치적으론 곤욕을 치를 수 있다. 지원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당사자들은 내년 총선에서 경쟁자의 공격을 받을 것이고, 신주류가 추진하는 신당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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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주변에선 "權전고문이 함구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權전고문과 가까운 한 의원은 "權전고문이 선별적으로 명단을 밝힐지 모른다"고 했다. 2000년 말 정동영(鄭東泳)의원 등 쇄신파가 주도한 정풍운동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權전고문이 신주류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을 이런 방식으로 털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현대 비자금 수사를 "노무현당을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진행되는 시나리오"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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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權전고문에 대해 뇌물.축재 가능성을 흘리며 옥죄올 경우 국면을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로 '권노갑 리스트'를 꺼내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盧대통령에 대한 지원 내용을 밝힐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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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회 주변엔 '權전고문으로부터 2억원 이상 받은 인사'란 괴문서 리스트까지 나돌고 있다. A4용지 한장으로 된 문서엔 L.S.K.C의원과 또 다른 2명의 L의원 등 11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대부분 신주류에 속하는 의원이다. 신주류 측은 "날조된 문서"라면서도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찜찜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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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權전고문이 "총선을 앞두고 1백10억원을 외부에서 빌려와 당에 입금시켰다"고 했지만 민주당이 선관위에 신고한 2000년 1월 1일~5월 3일의 수입 지출 명세서에 기록된 '차입금'은 31억원에 불과하다. 구주류 측은 "빌려온 돈을 곧이곧대로 차입금으로 적지 않는 게 정당의 회계 관행"이라고 설명하나 權씨 측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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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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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4 22:5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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