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선진국 대열에 끼여들기 위한 기회로 올림픽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올림픽은 한국의 그러한 열망에 부응하듯 한아름 선물을 안겨주었다.
198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언제 마이너스를 기록했느냐 싶게 9.2%라는 가파른 능선을 타고 치솟았다.
서울 올림픽이 결정되자, 미국은 한국에 대해 막대한 양의 투자를 시작하였다.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는 명분으로 세계의 시선을 따돌리고
방대한 양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당시 서울에서는 한 달에 한 개꼴로 대형빌딩이 들어설 지경이었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이루어진 투자는 올림픽 설비나 관련산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한국 전체를 바꿔버릴 정도로 거대한 투자가 행해졌던 것이다.
이처럼 각종 산업이 팽팽히 돌아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던 한국민에게 공산권 사람들의 등장은
하나의 호기심거리였다.
특히 지금의 3,40대 이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공산주의자들을 뿔 달린 도깨비처럼 교육받았기 때문에
공산국가 사람들을 뭔가 우리와 다를 것이라는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
즉, 공산국가 사람들을 왠지 꺼려하고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그들을 직접 접하고 보니, 그들 역시 우리와 다름없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미 경제적인 자신감에 차 있던 한국인들은 어느 새 공산국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것은 거대자본이 원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지니고 있던 유교적인 정신으로 당차게 포용력을 발휘한 것이다.
어쨌든 올림픽을 통해 한국 경제는 완전히 숨을 돌리게 된다.
만약 그 올림픽이 나고야에서 열렸다면 오늘의 한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에서 혹은 중국에서 일본과 한국이 경합을 벌이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올림픽의 파급 효과는 그만큼 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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