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개인 법당·CCTV 16대…204억 호화저택 빼돌려
공적자금 쏟아붓게 한 부실 기업주 행태
▶ 700여평 규모로 별채.본채.법당 세 채로 구성된 서울 성북동 김성필 전 성원토건그룹 회장 저택 모습. 건물 안에는 실내 골프연습장과 헬스장.개인 노래방 등이 설치돼 있다. [김성룡 기자]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28일 분식회계로 불법으로 대출받고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배임.횡령) 등으로 김성필 전 성원토건그룹 회장, 김태형 전 한신공영 회장, 이준호 전 충남방적 대표 등 9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분식회계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을 추가 기소하고, 전윤수 성원그룹 회장과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 등 16명을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적발한 6개 그룹의 불법 대출 금액은 1조3900억원이며, 이들 기업의 부도로 금융기관이 떠안은 부실채권은 5조8495억원이다. 6개 그룹의 경영진들이 숨겨놓은 931억원 상당의 재산을 찾아내 예금보험공사에 재산 전액 환수를 통보했다.
성원토건 金전회장은 1997년 3월 한길종금을 인수한 뒤 상환 능력이 없는 계열사 명의로 4200억원을 부당 대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그룹 崔전회장은 95~96년 회사 자산을 1조2200억원대로 부풀린 뒤 6000억원을 불법 대출받고, 18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고급 주택을 사찰 명의로=검찰에 따르면 성원토건 金전회장은 회사가 부도위기에 몰리기 직전인 98년 2월 서울 성북동에 있는 계열사가 소유한 호화주택 두 채의 명의를 A사찰로 바꿔놓았다. 주택의 가격은 204억원이다. 그는 2000년 12월 부당대출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해 이 집에서 숨어지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집 안팎에는 폐쇄회로 TV(CCTV) 16대가 설치돼 있고 건물 지하에는 100여평의 체력단련실과 골프연습장까지 갖추고 있다. 金전회장은 빼돌린 회사 돈으로 최근까지 차량을 4대나 굴리면서 경비원 등에게 매달 810만원의 월급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부도위기에 처한 金전회장은 A사찰 승려 金모(49.구속)씨에게 부탁해 사찰 명의 계좌를 개설한 뒤 회사 돈 47억5000만원을 숨겼던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다. 金전회장은 시주로 가장하기 위해 20억원짜리 허위 영수증을 받기도 했다.
金전회장은 부도 직전 노조원들이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자 회사 돈 100억원을 빼내 노조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金전회장이 숨겨놓은 재산 634억원어치를 찾아냈다.
▲ 회사 돈으로 자녀 유학비 보내=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98년 4월 전처에게 이혼 위자료로 24억원을 준 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서울 장충동의 17억원짜리 주택을 계열사인 동아건설이 24억원에 사도록 했다.
검찰은 "회사가 금융기관에서 협조융자를 받는 등 최악의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부동산을 고가에 매입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崔전회장은 또 자택에서 일하는 보일러 기사 등 19명의 급여를 회사가 지급하는 방법으로 94~98년 13억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윤수 성원그룹 회장은 99년 4월 회사가 부도난 뒤 회사 공금 14억3000만원을 빼돌려 그중 일부를 자녀 유학비용으로 사용했으며, 회사 돈으로 성북동에 대지 530평을 매입한 뒤 건평 180평짜리 호화주택(시가 35억원)을 짓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문병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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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8 18:20 입력 / 2004.05.29 0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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