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회관(육영재단) 박근영 이사장 발언 파문
국토순례단 간부 성희롱 관련
김정훈기자 [email protected]

어린이회관 육영재단이 주관한 어깨동무 국토순례단을 인솔하는 간부의 성희롱을 항의하려고 몰려든 학부모들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여동생 박근영 재단 이사장이 막말을 하고 학부모들이 박이사장의 멱살을 잡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학부모 50여명은 5일 오전 10시쯤부터 국토순례단 해단식에 앞서 서울 광진구 어린이회관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박근영 이사장이 대책회의장에 들어선 것은 오전 10시 30분쯤이다. 한 학부모는 “박씨가 대뜸 ‘그래서 (당신네들 딸들이) 애라도 밴 것이냐’고 막말을 해 거세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총대장이 가방 끈을 매어 주다가 살짝 스친 것 같은데 그걸 가지고 성희롱이라고 하면 성희롱 아닌게 어딨냐”며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건 오히려 우리며 진상 조사를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단식이 끝난 뒤 조대장 10여명은 “총대장이 ‘고의’로 어린이 단원들의 엉덩이를 만지고 속옷 끈을 잡아당긴 건 사실”이라며 “이번 국토순례는 ‘극기’라는 명분의 ‘아동 학대’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비가 오는데도 우비나 텐트가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고 하루 종일 고생한 아이들에게 주어진 식사는 고작 컵라면이었다. 탈수를 방지할 소금은커녕 구급약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물집도 제대로 치료할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성희롱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황모(43) 전 총대장은 해명자료를 내고 “97명 대원 전원의 배낭 어깨끈과 허리끈을 올바르게 매어 주다가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뿐 고의는 아니었다”며 “대원의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했는데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둘째 딸 박근영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어린이회관은 수 백억원에 달하는 공금횡령, 어린이 시설을 예식장 시설로 전용, 인사비리 등 파문을 일으켜 성동교육청이 박근영 이사장의 승인 취소를 하고 어린이회관은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는데 여아 성희롱 사건까지 터져 박근영 이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