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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각지대 12일 용인시 한 저수지의 수상가옥형 좌대에 펜스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채 이용객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email protected]

12일 오후 1시께 안성시 고삼면 월향리의 고삼저수지. 화장실까지 갖춘 별장 모양의 좌대 수십 개가 설치돼 있고 저수지 한 가운데에도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수상가옥을 보는 듯한 좌대가 10여개나 눈에 띄었다.

고삼저수지에만 이러한 형태의 좌대 130여개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좌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낚시꾼 중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또 2~10명씩 단체로 낚시를 즐기면서 반주를 곁들이는 모습도 보였지만 좌대 주변에 설치된 안전장치는 전혀 없었다.

지상과 좌대를 잇는 20여m 통로도 2m 간격으로 박아놓은 철제기둥을 밧줄로 연결해 놔 저수지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 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고삼저수지 상류의 좌대 통로에서 A(50)씨가 중심을 잃고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좌대 관리인은 "구명부환(구명튜브)이 있어서 물에 빠지더라도 바로 구조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본격적인 낚시철을 맞아 안성 고삼저수지를 비롯 용인 이동저수지 등 도내 저수지 낚시터로 낚시꾼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이처럼 최소한의 안전장치나 안전요원 등도 없이 장사에만 열을 올리는 낚시터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수상가옥 좌대에서 술을 마시고 낚시를 즐기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어 인명사고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공사 안성지사 등에 따르면 수몰민으로 구성된 어촌계는 농어촌공사의 허가를 받아 좌대를 설치할 수 있으며, 수상 시설물인 좌대는 영업 전이나 통상 5년인 영업계약이 끝나면 수상안전기술공단으로부터 안전관리 점검을 받도록 돼 있다.

수상안전기술공단의 안전점검 기준인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는 좌대에 추락을 막는 가드레일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돼 있다.

하지만, 구명부환을 설치하면 가드레일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4~5인용 이상이 이용하는 대형 좌대도 구명조끼를 2개만 갖추도록 할 뿐 착용의무가 없어 있으나 마나 한 기준에 불과하다.

특히 주말마다 야간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 사이에 이곳의 음주낚시가 입소문이 나 인기를 끌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불법 좌대 영업에 대한 규제만 할 뿐, 아직 정기 안전검사 등 실효적인 대책까지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수상안전기술공단 관계자는 "사고를 막기 위해선 구명조끼를 의무 착용토록 하는 게 효과적이겠지만 현행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는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