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추락사를 야기한 삼일교 중앙분리대 조형물(‘하나의 빛’) 사이의 구멍 부분은 서울시가 이 다리를 건설하면서 만든 것으로, 조형물과는 무관한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서울시는 특히 조형물 작가가 이 구멍을 막자고 건의했지만 이를 무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는 사고 후 이 구멍이 조형물의 작품성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어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하나의 빛’ 작가인 문주 서울대 미대 교수(조소과)는 17일 “지난해 서울시에 (구멍을) 막자고 얘기했지만 ‘막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문교수는 “(서울시는) 다리 아래쪽으로 걸어 다니는 사람이 있으므로 햇빛도 통하고 공기 순환도 해야 한다며 (구멍을 막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작품을 설치할 때는 작가 입장에서 기존 시설 관계를 모두 살피고 그 선에서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며 “(서울시와 이 문제를 얘기할 때)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추락사고의 이유를 작품에 전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추락사 다음날인 지난 2일 사고와 관련, “작품성과 햇빛 투시를 위해 조형물과 조형물 사이에 1ｍ, 길이 1.47ｍ의 개구부가 설치됐다”고 밝혀 마치 조형물의 작품성을 위해 구멍이 만들어진 것처럼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청계천 복원 첫 날인 1일 밤 10시56분쯤 시민 유모씨(51·여)가 청계2가 삼일교 위에서 5ｍ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김창영·정홍민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