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로또 시스템 사업자 KLS 로비자금 조성 의혹
온라인로또 관련 비리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스템 사업자인 KLS가 납품업체를 통해 로비용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파문이 예상된다.
KLS(코리아 로터리 시스템)는 현재 판매중인 온라인 로또 645의 독점 시스템 운영 사업자로 2003년도에만 3조가 넘은 매출에 3600억여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대박을 터트린 회사이다.
온라인로또는 정부가 기존 복권시장의 통폐합을 명분으로 내놓은 복권상품이다. 그러나 온라인 로또 복권은 도입 당시부터 특정 정치인의 연루설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지고,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과정에서도 시비가 일고 소송이 제기되었을 뿐만 아니라 발행을 앞두고 경쟁 상품인 다른 복권의 당첨금을 제한해 놓고 혼자 당첨금 무제한의 특혜적 조건 아래 발행되는 등 많은 의혹을 야기하였었다. 게다가 법적 근거 없이 발행되었다는 불법복권 시비까지 법정으로 비화되는 등 과거 게이트화 했던 스포츠토토 이상의 ‘문제아’였다. 그런데 로또 복권의 판매가 당초 예상을 10배 이상 뛰어 넘는 과열양상을 보이고, 사회적 이상현상을 야기하자 정부는 복권시장의 통합이라는 당초 목표를 복권시장의 균형발전으로 수정하고 당첨금 무제한 등 각종 특혜 조치아래 성장한 로또 복권에 대한 냉각조치를 시행하였다. 즉, 온라인로또 발행 이전에 5억원 이하로 제한한 타 복권의 당첨금을 10억원까지 상향 조정하고 , 로또복권의 판매 가격을 2천원에서 1천원으로 낮추는 조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로또복권의 도입과정 및 정부 정책의 변화 과정에서 KLS가 전방위로 로비를 벌였고 이러한 로비에 들어간 비자금을 납품업체들이 조성하였다는 것이 이 사실을 폭로한 L씨의 주장이다.
L씨에 따르면, L씨는 KLS에 전광판 등을 납품하는 N시스템의 상무이사로 재직하던 2002년 1월 중순경 자신의 사무실에서 N 시스템의 사장 P씨, 전무 S씨 등과 함께 KLS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정관계에 많은 로비자금이 필요할 것이므로 매출액의 10%를 로비자금으로 조성하여 KLS사장 남기태에게 제공하기로 협의하였으며, 이후 KL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비자금을 조성하지 말라는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고 2002년 2월부터 2003년 2월 5일까지 5억 1천 4백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여 제공하였고, 복권용지, 광고 등에서 엄청난 비자금을 조성하여 제공하였다는 말을 S전무로부터 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L씨에 따르면 이러한 비자금 조성 사실에 대해서는 각종 녹취록을 증거로 확보하고 있으며 비자금을 조성, 제공한 P 사장이 KLS측과 관계가 틀어지자 KLS사장 남기태에게 제공한 비자금을 반환해 달라는 취지로 2003년 9월 22일 발송한 내용증명 우편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N 시스템의 P 사장등 비자금 조성 관련자들은 L씨에게 내용증명 우편물을 제공한 N 시스템의 총무과장뿐만 아니라 연로한 그의 모친까지 협박하였다는 것이다.
이후 L씨가 비자금 조성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한 사장 P씨와 전무 S 씨는 L씨를 해고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두 명의 L씨와 공모하여 검찰에 압력을 넣어 L씨를 구속까지 시켰는데, 이후 L씨가 보석으로 나와 비자금 형성 등의 혐의로 사장 P 씨, 전무 S씨 등을 검찰에 고발하자 “죽을 죄를 지었다” “평생 생활을 보장하겠다” “KLS사장 남기태가 죽으니 봐달라”는 등 L씨를 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토토와 같이 정부 인허가가 관련된 유사한 사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의 경우도 L씨의 일방적인 허위의 주장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L씨는 무고죄나 협박죄 등 자신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질 경우에 자신이 치르게 될 무거운 법률적 책임을 감수하고 비자금 조성 등의 사실을 폭로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을 입증할 필요하고도 충분한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관련업계에서 KLS의 각종 로비 시도는 정평이 나있는 상황이다. 저명한 재한 미국인인 J씨의 경우에도 KLS의 자문 로펌의 고문 자격으로 고건 전 총리를 수차례 방문하여 복권 정책의 변경을 저지하기 위한 로비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복권위원회 일부 민간위원은 “복권위원회의 회의석상에서 논의된 모든 발언이 거의 real time으로 KLS측에 전달되고 있는 듯하다”고 진술하기까지 했다. 이는 내부에 KLS와 교통하는 자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KLS의 로비력으로 보아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 감사가 ‘봐주기 감사’일 것이라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로또 일변도의 특혜적 복권정책 탄생의 비밀을 밝히고 이를 시정할 책무는 이제 감사원으로 넘어갔다.
전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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