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 살고 있는, 이제 갓 사회에 나오려고 준비중인 26세의 한 대학생입니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에 너무나 한숨지으며… 살아가기에 너무도 힘들어 이 글을 올립니다.
2월 11일 오후 4시경, 부모님과 함께 전라도 구례에 계신 친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해드리고 다시 올라오던 중, 사고로 정지하였던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저까지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더군요. 저의 운전 미숙이 사고의 큰 원인이겠지요. 그거에 대해서는 뭐 별 할말 없습니다. 사고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4대의 차량 모두 근처의 입장 휴게소로 이동해서, 경찰분께서 원인을 조사하시고, 어느 정도 일단락 지어질 때 쯔음, 맨 앞 사고 차량이 일이 있어서 떠난다고 하더군요. 가시면서, “아이가 좀 아프긴 한데, 저는 그냥 차 뒷 범퍼만 고쳐주면 되요.” 하면서 떠나시더군요. 고속도로 순찰대 분께서, 그 차의 사고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하시면서, 나중에 저에게 보상을 받으시라고, 말씀하시고, 그 맨 첫 차의 운전자 분은 그렇게 사라지셨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분은 경찰이라고 하시더군요. 다른 분들 같으면, 치료비다 뭐다 하시면서, 들어눕는다고…. 보험금 탈라고, 온갖 꼼수를 쓴다고 티비에서 많이 보았는데, 그게 아니 시길래, 역시 대한민국 경찰이다. 역시 경찰은 일반인하고는 다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에서 경찰분들을 많이 욕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경찰은 멋지다. 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원 톨게이트를 지날 때 쯔음, 사고 차량 경찰분께서 전화하시더군요. 차량 수리를 해야하니, 돈을 부치라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보내야 하냐고 하니까 40만원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애가 아퍼서, 병원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알았다고, 하지만, 지금 저녁이니까(이 당시 7시정도 되었습니다.) 내일 부쳐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계좌번호를 불러주시더군요. 집에 오니까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40만원 부쳐주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드렸습니다. 돈을 부쳐주되, 돈을 보냈다는 돈 부친 증서를 받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희 어머니께서 그분께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여보세요? 이xx씨죠?”
“네 맞는데요”
“내일 제가 서울에 갈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돈들고 갈 테니, 한번 뵈요”
“왜 그러시죠?”
“아 제가 서울에 갈일이 있어서, 가는김에 좀 뵐려구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웃으시더군요…. 주위는 무척 시끄러웠다고 하더군요. 식당인지 술집인지… 아니면 길가인지…
“합의서 받으실려고 그러는거죠?”
“알면서 물으시네요…”
“하하하하하, 아저씨가 참 순진하시네요.”
“네? 아.. 네. 저희 아저씨 회사생활만 하셔서 그래요.”
저희 아버지가 순진하다니요.(이전에 저희아버지와 2번정도 통화했습니다.) 무슨 의도로 저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되질 않네요… 순진하다. 무슨 의미일까요? 어머님 말로는 술한잔 하신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내일 그럼 40만원 들고 갈 테니, 한번 뵈요”.
“예 그럼 내일 오시기 전에 2시간 전에 전화주시고 오세요, 경복궁 역으로 오시면 됩니다. 저 청화대 다닙니다.”
“네? 아 네….”
대뜸 자기가 청화대 다닌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경복궁 역으로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전화를 끊고 집에 있었습니다. 저녁때쯤 다시 전화가 오더군요. 아기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있다고, 그러면서 합의를 언제 할꺼냐고 물으시더군요. 이때 저희 아버지가 받으셨습니다. 뇌경색으로 말씀을 좀 더듬거리십니다. 자꾸 저희 아버지한테 물어부치시더군요. 언제 합의할꺼냐구, 저희 아버지는 일단 아프시면, 병원에서 치료하시구요, 그리고 지금 아직 사건 처리가 되지 않아서, 보험회사 쪽에서는 우리가 그쪽처리 안해도 된다고 하는데요?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에서는 우리 쪽에서 처리하라고 하는데 무슨 소리냐, 그럼 우리 치료는 어디서 받냐? 이러시면서 아버지를 괴롭히시더군요. 피해자 입장에서, 당연히 사고 책임에 대해서 묻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힘드시겠지요. 더군다나 아이가 아프다니.. 우리는 책임보험이라서, 물적피해만 돈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나머지 치료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보험회사랑 상담하세요. 뭐 이런 내용이 계속 오고갔습니다. 아버지도 저도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고, 교통사고 같은 건 한번도 치루어 보지 않아서, 저희 쪽 보험회사와 상담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지요.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전화가 왔씁니다. 첫번째 차량의 교통사고 책임이 저희 쪽에 있으니, 처리하라고 하였습니다. 2주 내에 합의서 가지고 오셔야 한다고 하시길래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첫번째 운전자인 경찰분께 전화드렸씁니다.
“여보세요? 네번째 차량운전잔데요. 아이가 아프다고 하는데, 아이는 괜찮은가요? 부인께서도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하시던데, 괜찮으세요?”
“아이가 많이 아퍼요. 저나 처는 괜찮은데 아이가 많이 아퍼서 좀 걱정이네요”
“아 네. 죄송합니다. 제가 전화건건 다름이 아니고, 경찰쪽에서, 저희가 그쪽 차량에 대해서, 수리 책임이 있다고 해서 전화드렸는데요. 얼마나 드려야 하나요?”
“아, 그거 공업사에 맡겼으니까, 이쪽으로 전화주셔서 견적내야 물어보세요”
“아 네”
공업사 쪽으로 전화했습니다…. 제가 잘못들었나, 의심이 들 정도의 가격이 나왔습니다. 108만원이더군요…..
“예? 제가 차량 뒤 범퍼 봤는데, 살짝 찍힌 정도 인데 뭐 그렇게 많이 나오나요?”
“부품비는 30만원정된데요. 공임비가 78만원이예요.”
“공임비가 시간당 3만원이라고 쳐도 20시간이 넘는데…”
“공임비 시간당 2만 5천원이구요. 그래서 78만원이예요”
“아니 무슨 수리를 30시간 넘게 하세요?”
“뒷 범퍼하고 판넬하고 다 뜯어내고 작업해야 해서, 30시간 넘게 걸려요.”
“……… 예, 알겠씁니다.”
전화 끊자마자 한숨이 나오더군요. 무슨 비용이 그런지…… 이상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가 잘 가시는 공업사에 여쭈어보았습니다.
“뭐 대략 50~60만원정도 나오겠네요. 하지만 상태봐서 뭐 더 올라갈수도 있구요. 그래도 108만원은 너무하네요. 공업사랑 그 사람이랑 짠거 아니예요?“
이 때부터 경찰에 대한 신뢰가 하나씩 무너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제 사촌형이 역시 경찰쪽에 계셔서 합의금을 얼마나 달라고 할지 부탁드렸습니다. 300만원 달라고 하더군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다 멀쩡하게 집에 들어가시고, 아무리 후유증으로 입원 하셨다하더라도, 2주에서 3주사이… 300만원이라니요… 저희 차가 부딪히긴 했습니다만, 저희 어머니 허리디스크이심에도 불구하고 잘 걸어다니십니다. 충격이 3번이나 거친 차의 합의금이 300만원이라니요.. 도합 400만원이더군요. 한 차량에 400만원이라…. 저는 도저히 이 금액에 합의를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저곳 물었습니다. 제가 이거 합의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저 감옥가나요? 불안감이 엄습해왔습니다. 아버지도 뇌경색으로 회사도 못 다니시고, 어머니도 허리디스크로, 어디 식당도 못 다니십니다. 이제 마지막 학기 대학에 등록하려고 마련해놓은 400만원이 다 여기 들어가야 할 판이었습니다. 마지막 학기인데… 이것 학기만 다니면, 부모님 병원 못 다니신거, 회사 디니면서 다니시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지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저곳 수소문해서 경찰분이 제시하신 400만원이란 금액이 얼토당토 않는 금액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보험사 직원분께서도, 웬만하시면 합의하시는게 낫는데, 차라리 그냥 사고처리(소송)하세요.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렇게 힘든 하루가 또 지나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취업준비를 위해 다니던 학원도 발걸음이 떨이지지 않았습니다. 취업문제가 아닌듯 싶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자질 못해서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당장 한걸음도 내딛을 수 없는 앞길에…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첫번째 차량의 경찰분이시더군요. 108만원 솔직히 너무합니다. 전 그만한 재력가도 아니고, 학생입니다. 합의금 300만원도 전 힘듭니다. 우리 집에 낼 학자금도 힘든데 그런 돈이 어디있느냐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말하지 그랬냐. 그래, 얼마나 줄 수 있느냐, 다른 차량 합의금문제도 있고, 차량수리비랑 150만원정도 생각했는데 이건너무 많네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이 사고에 대해서 석연찮은 점도 있고 해서, 사건 이의제가 할겁니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학생? 학생이 아직 사회를 겪어보지 못해서 그러는데, 절대 그 금액으론 합의볼 수 없지. 다른 사람한테 물어봐, 다들 그 금액이 절대 합의 금액으로써 많은게 아니야. 우리 좋게 좋게 합의보고 끝내야지, 그래야 자네 이력에도 나쁜거 안 쓰이고 좋지. 학생이 사건 이의제기 하면, 학생도 이력에 흠집나고, 이리저리 불려다녀야 하고, 나도 이리저리 불려다녀야 하고, 안 좋잖아. 그치? 그러니까 우리 좋게 좋게 합의보자고. 응 안그래? 자꾸 그쪽에서 책임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보이면 피해자가 기분 나쁘잖아. 그렇지? 자꾸 이런 모습보이면, 나도 어떤 액션을 취하기 시작할꺼야. 나도 인제는 그냥 가만히 안있을꺼야. 학생 알았지?”
이제 막 사회에 나가려는 저의 이력에 흠집이라도 날까, 취업이 힘든 이 시점에, 이 일로 인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이력에 빨간줄이 생길까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이의제기할까른 생각에 다시 발목이 잡히고 말았습니다. 다시 사촌형한테 물어보니, 얼토당토 안는 소리라고, 무슨 흠집은… 그사람 경찰맞냐? 경찰 중에 그런 식으로 협박하는 사람이 없을텐데? 라고 말씀하시며 치를 떠시더군요. 이의제기하라고 니 이력이 나쁜거 생기는거 하나도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하…… 지금까지 조금이나 가졌던 경찰에 대한 신뢰, 믿음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경찰이시라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저보다도 더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지… 한숨만 나옵니다. 3일동안 10시간도 못잤습니다. 누울 때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브레이크만 세게 밟았어도, 브레이크만 세게 밟았어도”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수리비문제부터 합의문제까지 경찰이기 때문에 손해보면서까지 합의할 꺼라고는 전혀 생각치 않았습니다. 그분들께서 나름 생활도 가지고 계실 것이고, 피해당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보상받아야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입니다. 하지만, 무지한 사람들의 등을 쳐가면서 그렇게 까지 돈을 원하시는 모습이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인지…… 곧 6개월 후면 저도 어엿한 한 국가의 한 시민으로써,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면서, 살아갈 사회인이 될 학생입니다. 이렇게 한 시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경찰이 있다는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사회에 발도 들여놓지 않는 사람에게 그 점을 악용하여, 합의금을 얻어내려는 저러한 모습 정말로 살아가기 힘듭니다. 당연히, 모든 대한민국 경찰분들이 저렇지는 않을 꺼라고 생각합니다. 99.9%가 다들 멋지시고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0.1%의 올바르지 못한 경찰들로 인해서 피해당하시는 우리 경찰분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p.s 제 작은 아버지 친구분이 청와대로 파견나가시는 경찰이시다기에, 혹시 이xx씨라는 성함을 지닌 분이 있나 여쭈어보았으나, 찾지 못하겠더군요….. 진위여부를 알지 못해 “저 청화대 다녀요” 라는 말이 저게 위협주려고 하는 소린지…. 청화대 다니시긴 합니까?
그리고 나중에 이의신청한다고 하니까. 240만원으로 줄여주긴하더군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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