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청계천에서 또 추락, 중태

청계천 안전 불감 '중증'
하루 21만명 방문에 난간 높이 1.2m 불과 통로 두사람 겨우 통과… 市 "법적하자 없어”

청계천 개통 첫날 50대 여성이 다리 위에서 떨어져 숨진 데 이어 개통 한달 만에 추락사고가 다시 일어나 청계천 안전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오전 1시50분쯤 청계천 광교 부근 조흥은행 본점 앞쪽에서 동료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청계천 야경을 구경하던 이모(36)씨가 다리 근처 난간 아래로 떨어졌다. 소방대 등에 따르면 음주상태였던 이씨는 사고 당시에는 우측 팔과 허리 등의 가벼운 통증만을 호소했으나 1시간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중태다. 청계천에서는 개통일인 지난달 1일 50대 여성이 중구 삼일교 차도 위 중앙분리대 구멍을 통해 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달새 추락사고가 2건이나 발생했으나 서울시는 청계천의 모든 시설은 법적 기준에 맞춰 설치됐으며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하천변의 난간 높이를 1.1m 이상으로 규정한 건설교통부의 도로 안전 설치·관리 기준에 따라 사고 지점을 포함해 청계천변 난간 높이를 1.2m가량으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난간에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거나 높이를 높인다면 안전사고가 줄어들 수 있지만, 대신 다른 불편한 점이 발생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서울시 태도가 너무 안일하다고 지적한다.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찾는 만큼 각종 돌발사고에 대한 안전책 마련은 필수라는 것이다. 한강 교량 등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청계천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데다 하루평균 21만명(개통 한달간 하루 평균방문자 수) 이상의 시민이 찾아올 정도로 붐벼서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강모(38·여·마포구염리동)씨는 “한달 사이에 두차례나 사고가 발생한 것은 책임여부를 떠나 안전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며 “특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주말이나 야간에는 각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청계천변 안전통로의 경우 개통 전부터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됐다. 청계천과 양쪽 도로 사이에 폭 1.5m로 놓여 있는 ‘안전통로’는 두 사람이 교차 통과하기도 힘들 만큼 좁은데다 6m 간격으로 가로수까지 심어져 인도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시는 이 길이 ‘인도가 아닌 안전통로’라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인도처럼 쓰이고 있어 안전과 관련해 재점검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센터 박호영 팀장은 이와 관련, “이미 청계천변 5.12㎞ 양쪽에 1.2m 높이의 난간을 설치한 상황에서 우발적 사고를 막을 보완책을 당장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사고에 대비한 난간 안전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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