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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예고된 대형사고 중개 "苦試"

공인중개사 시험 사태가 일파만파다. 응시자들은 소송도 불사할 모양이다. 하지만 이런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10월 18일 본지(35면)가 "공인중개사 시험 어려워진다"는 기사를 게재하자 출제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발끈해서 정정요구 자료를 보내왔다. 내용인즉 "난이도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선정위원에게 과년도 문제를 참고해 선정토록 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14일의 시험에서 정정요구 자료의 내용에 부합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4~5년간 준비한 사람도 문제를 풀지 못해 중간에 퇴실할 정도였다. 결국 난이도는 예년과 "크게" 달랐고 과년도 문제를 참고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을 만큼 생소했다. 매년 10% 이상의 합격률을 유지해온 시험이 이번에는 1%도 안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 동안 실업자 구제를 이유로 공인중개사는 과다 배출돼 왔다. 여기에다 출제 잘못으로(추가 정답 인정) 추가 합격한 사람이 지난 4년간 2080명에 달한다. 이대로 가다간 한 집 건너 중개사가 한 사람씩 나오게 될 판이었다. 인위적인 조정이 필요했을 테고, 그러자니 문제를 어렵게 출제해서 많이 떨어뜨려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격시험이 탈락을 목적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난이도가 이처럼 들쭉날쭉해서는 안 된다. 수년간 밤잠 줄이며 공부한 응시생들이 과다배출로 인한 피해를 봐야 할 이유는 없다. 또다시 커트라인을 낮춰서라도 일정 수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차피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와 출제기관인 인력공단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헤럴드경제 생활경제부 이태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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