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범여권의 소극적 태도로 처리 무산돼"
신당 "농민대책 마련하고 美와 비준시기 맞춰야"
28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됐다. 여야 모두 이번 국회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은 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9월 7일 국회에 넘어온 동의안을 지금껏 상정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번 국회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당들의 '떠넘기기' 때문에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한나라당에 "어떻게 해서든 2월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해달라"는 당부를 해 둔 상태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처리가 되지 않으면 국익에 큰 불이익이 미치기 때문에 무기명 투표를 해서라도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와 한나라당으로선 정치적 부담이 큰 한·미 FTA 비준동의 문제를 어떻게든 현 정권에서 끝내고 새 정부가 이로 인한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범여권이 말로는 통과 원칙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차기 정부와 국회로 떠넘기려고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지난 21일에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을 시도했으나 범여권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역시 원칙은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두 가지 전제조건이 붙어 있다. 농업 등 피해분야에 대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과, 미국 의회와 비준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손학규 대표는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FTA가 우리의 갈 길"이라면서도 "솔직히 어려운 점이 있다. 아직 정부가 피해를 충분히 줄이고 보상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고, 아무리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야 미국도 비준절차를 거친다 해도 정서적으로 편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위기의식이 뻔한데 의원들한테 찬성 도장을 찍으라고 하기는 어렵다. 새 정부도 확고한 의식을 안 갖고 있는 만큼 의원들, 새 정부와 더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사실상 '2월 국회 처리 불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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