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대구 동구을 선거구의 경우 여야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공공기관 유치를 장담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는 선거초반부터 “공공기관 유치는 정부와 입지 선정위 간 협의, 조정도 중요하다”면서 여당 후보로서 유치를 장담하고 있다.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도 공공기관 유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유치의 경우 혁신도시 입지선정위원들이 정부의 평가기준을 토대로 현장조사 등을 통해 입지를 선정하게 되며 정부가 대구시와 협의를 거쳐 8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처럼 엄정한 절차와 객관적 평가를 거쳐 유치 지역이 정해지는 문제인데도 마치 자신이 당선되면 크게 유리해질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야는 울산 북구에서도 울산국립대의 북구 유치를 호언장담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북구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진보정당에서 보수정당까지 색깔과 관계없이 모두 이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울산국립대 후보지 선정 작업을 맡고 있는 울산시는 “정치인들의 말장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울산시측은 “아직 북구가 유치지역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면서 “후보들의 공약과 상관없이 예상이 되는 후보지를 놓고 경제성, 접근성, 향후 발전 가능성, 50만∼80만평 부지확보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 원미갑에서는 아예 선거공약을 놓고 검찰 수사까지 벌어지고 있다. 우리당 이상수 의원이 ▲원미구 관내의 북초등학교 화장실 개보수 사업비 10억원 ▲심곡초등학교 급식실 겸용 체육관 건립비 20억원 ▲소명여중 교실 증개축비 15억원 등을 확보했다고 선전했는데 한나라당이 “사실과 다르다”며 고발,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판이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판교∼여주 전철구간의 완공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게 여야 후보들의 공통 공약이다. 우리당 이종상 후보와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는 공히 전철의 완공시기를 앞당기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건설교통부에 확인한 결과 이 사업은 아직 착공조차 하지 않았으며 현재 설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공시기도 의원 임기(2008년)보다 훨씬 뒤인 2010년으로 잡혀있어 ‘뜬구름 잡기’식 공약으로 드러났다. 한 국회 입법전문가는 “이행 가능성과 상관없이 지역 현안을 망라하거나 굵직굵직한 이벤트로 시선을 끌어보려는 차원에서 공약을 급조해 남발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 것 같다”며 “이는 일종의 유권자 기만행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