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회의원들이 공개하기 곤란한 기술적 내용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거나, 충분히 검토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질의하는 경우가 심심찮기 때문이다.

황 박사는 5일 저녁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이 요청하는 국감 관련 질의 자료가 많지만 시원한 답변이 어려운 사안이 많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바이오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요지의 질문서를 보내왔다. 바이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일부 부유한 계층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 황 박사는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처음 나왔을 때도 값이 엄청나게 비쌌지만 요즘 페니실린을 살 돈이 없어서 죽는 사람은 없다”며 “초기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기술개발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의원은 황 박사 연구팀이 줄기세포 연구로 활용하고 있는 난자 기증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보내 달라고 했다.

하지만 황 박사는 “질문 요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또 공개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료”라며 난색을 표했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인공수태에 대해서만 난자 채취의 법적 절차를 명시하고 있으나 줄기세포 연구 등에 대해서는 해당조항이 없어, 여성의 난자 공여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바이오 산업의 미래발전 가능성에 대해 황 박사는 “바이오 산업은 IT와는 달리 산업화와 실용화가 아직 덜 됐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특히 바이오 기술(BT) 분야의 75%를 차지하는 바이오 의학 분야의 시장이 크다”고 말했다.

IT(정보기술)와 BT 간의 융합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그는 “내가 꿈꾸는 것은 세포에 들어갈 수 있는 칩으로, 이 칩이 몸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이상이 있을 때 조절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 연구 분야를 살짝 소개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알고 싶어 하는 바를 대신 알려주겠다는 취지에서 자료를 요청하는 점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연구진이 본연의 업무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권남근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