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금융보험비리 > 화재보험의 만행

약자는 밟혀서 이대로 죽어야 합니까?..

지난 제헌절(7.17일요일)한낮에 전기누전으로 인하여 화재가 나 10년간의 삶
의 터전인 문방구가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름방학 3일전이라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며 밤낮으로 복구하여 가게틀이 어
느정도 잡힌 후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로 개업식도 조촐히 치렀습니다. 하지
만 지금도 손볼데가 남아있고 물건도 다 채우지 못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제가 무보험 상태였고 그래서 그 많던 물건과 집기를 보상 하나 받을
길 없고 고스란히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그것이 아닙니다. 그것
은 어쩔 도리없는 것이니까요.
열심히 산다고 허덕이면서도 이제껏 8평짜리 문방구밖에 남아있지 않은 사람
이 그것마저 타버리고 한달넘게 복구하느라 기운도 다 소진했습니다.
항상 마이너스 대출에 숨이 차고 급기야 신용보증기금에 융자신청까지 해놓
은 상태입니다.
물건값도 못주고 물건 들이고 그나마도 다 채우지도 못해 안달인데 느닷없이
법원의 채권가압류 결정문이 날아 든 것입니다.
임차보증금에서 구상금 및 이자금 5,300,000원을 가압류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왠 일입니까?
이 무슨 날벼락입니까?
하도 어이없어 밥숟갈도 내던지고 싶은 심정입니다.
채권자인 모 화재보험 회사는 말합니다.보험은 건물주가 들었지 세입자가 든
것이 아니며 세입자는 원상복구 의무가 있기 때문에 구상금을 청구한다는 것
입니다.
우리는 졸지에 채무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건물이 누구 것입니까? 자기 건물인 건물주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서 보
험에 들어 유사시 보상받고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면 그만이지 그걸 어
떻게 세입자한테 내놓으라는 겁니까?
하다못해 자다가 석유난로를 엉겁결에 걷어차서 불이 난 것도 아니고 가게문
도 열지않은 일요일 대낮에 불가항력으로 저 혼자 불이 나서 내 살림만 다 날
아 간것도 억울한데 건물주한테 지급한 보상금에 이자까지 보태 내 놓으란 것
이 말이나 됩니까?
그것도 버젓이 법에 의하다니 이런 것도 법입니까? 이것이 사람 사는 대한민
국입니까?
기가 차고 어안이 벙벙하고 열심히 땀 흘리면 뭔가 이루며 잘 살겠지 하는 믿
음마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짓이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왜 보험이 존재하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물주가 건물에 대하여 화재보험을 들었고 어느 부분에서든 불이 나 보상을
하였다면 정당한 것입니다.거기까지 하면 되는 것 아니냔 말입니다.
보험가입자인 건물주도 그리 알고 있었습니다.
자기라도 보험을 안들어 놨으면 어쩔 뻔 했느냐,그러면 당신이 다 물어내야
하는데 손해가 더 클 뻔 했다,힘 내라!
건물 보험이라도 있다하니 주위의 눈있고 입있는 모든 사람들도 그나마 천만
다행이라 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수리비가 건물보험 보상금보다 더 나올까봐 그땐 영락없이 저의 부담이 될테
니까 건물주 의견에 따라 있었던 셔터도 안달고 최대한 수리비를 아꼈고 어지
간한 것은 제 비용으로 다 처리했습니다.그것만으로도 출혈이 적다할 수 없습
니다.
이런 것이 인지상정이자 사회 통념 아닙니까?
그런데 뒷통수라뇨?
이럴줄 알았으면 뭐하러 정신없는 시간 내 가며 소방서니 경찰서니 뛰어 다니
며 서류 갖다 바쳤겠습니까?
결국 내 돈 더 내놓겠다고,융자라도 받아서 내놓겠다고 미이친 짓을 한 것입
니까?
세상 사는 상식이나 정도가 이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예 건물보험이 없었다면 당연히 하나에서 열까지 제 비용으로 원상복구 해
야겠지요.
최소한 이런 사례가 법률에 의해 보장받고 자행되는 줄 조금이라도 우리 보편
적 가치관에서 평소에 의심되었더라면 무엇을 다행으로 여겼단 말입니까?
건물주한테 나가는 보상금에 이자까지 해서 세입자에게 청구 될거라는 어이없
는 사실이라도 최소한 사전에 알려줄 의무조차 없는 것입니까?
이렇게 구상금을 내게되어 있다는 세입자에겐 일언반구 안하고 철저히 무시했
다가 사전지식 없는 세입자에게 덤터기를 씌우다니요?
이런 기막힌 일이 벌어질거라는 고지를 분명히 했다면 좀더 적절한 보험금 청
구를 했을테고 경우에 따라선 아예 신청조차 안했을지도 모릅니다.보험회사로
서는 더없이 좋을테지요?
보상금은 임대 내놓은 건물주가 챙기고 그 건물에 임대 든 세입자한테 그
돈 다 물려서 보험회사는 땡전한푼 손해 볼 것 없다는 윈윈전략이 맞아 떨어
진 것입니까?
시쳇말로 넘어진 너어엄 밟아 버리자는 겁니까?
죄송한 말씀이지만 소위 있는 분들끼리 해 먹겠다는 수작밖에 더 됩니까?
하다못해 조폭도 그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한민국 보험회사는 저마다 대형빌딩 소유자가 되는 것입니
까?
제가 수긍해야 할 부분이 얼마나 있는 것입니까?
이것은 백번 생각해도 부당합니다.
저는 그 십분의 일인 530,000원도 낼 능력도 없고 낼 의사도 전혀 갖지 못하
겠습니다.
저는 현재 햇빛도 안드는 30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살고 있고 곧 이사도 나가
야 합니다.
저희 부부는 마흔셋,마흔 두살이며 결혼 7년만에 얻은 딸이 이제 19개월에 접
어 들었습니다.이 아이를 햇빛 삼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조마조마한 맘으로 떼어놓고 잠을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매일같이
타다남은 물건을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정리해 가며 땡처리하고 복구하기를
한달 넘게 해왔습니다.
그 사이 여름이 다 갔습니다.
비록 비처럼 탄광물처럼 땀이 흘러 온몸을 지배해도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루하루가 한계점에 다다를 만큼 숨쉬는 것조차 버겁고 이제까지의 삶도 생
각하면 절로 눈물나는데 이 무슨 불행인가 피눈물 났지만 우리 부부는 용감하
게 버텼습니다.
그것은 어린 우리 딸아이한테 상처 주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우리의 희망은 무엇입니까?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가치라 말하고 행복이라 말하겠습니까? 7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