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주가가 `자사주 50% 소각`이라는 호재성 공시에도 단기 고점대비 9%대 급락해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이 가운데 기관들은 주가를 띄우는 종목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뒤 주가가 상승한 틈을 타 물량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오전 10시 현재 두산의 주가는 전일대비 1.23% 하락한 16만원을 기록하며 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최고가인 17만 5500원 대비 9% 가까이 급락한 모습이다.
두산은 지난 8일 오후 늦게 회사가 보유중인 자사주 50%를 소각하겠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이는 시장가치로 대략 7000억원대에 이르는 적지 않은 물량이다.
이에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투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호재성 조치라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를 냈다. 또한 일부 증권사들은 두산 주식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상향조정 의견을 내놓았다.
한 증권사는 "두산이 자사주로 가지고 있는 보통주 407만2978주와 우선주 37만5055주를 소각하기로 이번 주주총회에 상정했다"며 "이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자사주의 50%를 감자하는 효과가 발생돼 주주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고 분석했다.
또한 "소각에 의한 감자는 주주 친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며 "주주가치가 강화되고 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평가했다.
이런 의도적인 과잉평가가 발표된 다음날 오전 장이 개장하자 마자 예상대로 두산의 주가가 급등했고 이 틈을 두산 측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오른 값에 처분했다.
이런 숨가쁜 매도가 이루어지자 5%나 오른 주가가 5분만에 곤두박질 했다. 5분간 반짝 하다가 일봉상으로 장대음봉 세 개를 연속으로 얻어맞으며 급락한 것이다.
이렇게 기관이 내놓은 주식은 외국인들이 거의 싹쓸이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 9일과 12일 두산 주식을 각각 9만 2065주와 3만 2541주씩 쓸어담았다. 멋도 모르고 쓸어담은 외국인들은 불가 5분 후에 급라하는 것을 보고 소스라쳣을 것이다.
이같은 주가 급락 사태에 속앓이를 한 사람들은 개미투자자들 이었다. 다시 한번 `증권사 추천은 믿을 수 없다는 격언을 떠오르게 하였다.
한 투자자는 두산 주식이 오를 것이라는 증권사의 말을 믿고 추가로 샀는데 5%나 급락해 손절했다"며 "이렇게 크게 떨어질 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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