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시중 은행장이 고 장자연씨 사건과 깊숙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13일 아주경제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12일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모 시중은행 A행장이 고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김성훈 대표에 부당 대출을 지시하는 등 수년간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행장은 최측근 K씨를 통해 김씨 회사를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행장은 수석부행장이었던 2005년 당시 서울 강남의 P지점장을 맡고 있던 K씨에게 '김씨 회사에 적극 지원할 것'을 지시했고, K씨는 김씨 회사의 담보능력과 신용도를 넘어서는 총 27억원을 대출해줬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K지점장이 본점에 대출을 신청하고, 본점 담당부서가 해당 기업에 대한 여신 심사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A행장(당시 수석부행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행장의 든든한 후원 아래 K씨는 지역본부장을 맡은 지 5개월 만에 본점 영업본부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이어 1년 4개월만인 2007년 4월 부행장에 오르는 등 승진을 거듭했다가 고 장자연씨 사건이 터진 후인 지난달 말 계열사 고위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장기간 김씨와 교류해 온 A행장과 K씨(전 부행장)가 사업을 지원해주는 댓가로 금품은 물론 많은 연예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금융 감독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당사자들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김 대표는 현재 성 상납 혐의를 받고 있는 모 언론사 대표와 재정경제부 핵심 국장 출신인 P씨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펀드회사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씨가 장자연씨를 데리고 나온 자리에 언론사 대표와 P씨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수사대상 9명의 강요죄 공범 혐의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김씨에 대해 경찰은 범죄인 인도청구, 여권무효화 절차 등과 함께 일본 주재관을 통해 김씨 소재 파악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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