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신용불량!’
최근 한 대학생이 국민연금의 문제점과 관련해 제작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아주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이승민씨가 제작한 ‘신용불량 국민연금’(www.npsreform.com)이라는 동영상이 그것이다.
이씨는 이 동영상에서 국민연금이 왜 국민의 노후보장제도가 될 수 없는 지에 대해 신랄한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네티즌들은 ‘불편한 진실’을 추구하는 열정에 관한한 지난해 미국에서 제작돼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9·11 테러는 미 정부의 음모라는 시각의 동영상 ‘루스체인지’를 연상시킨다며 이씨의 동영상에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민연금판 루스체인지’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동영상은 아마추어 솜씨 답지않게 충격적인 내용과 치밀한 구성으로 네티즌들을 사로잡았다. 이씨는 동영상에서 국민연금의 문제를 ‘기금이 너무 빨리 고갈되서 생기는 문제’‘제도의 적용범위가 너무 좁은 문제’‘기금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문제’‘불신의 문제’등 4가지로 분석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제도가 지속될 경우 2035년부터 적자로 전환돼 2047년 기금이 완전 고갈된다. 그 12년동안 지급될 규모는 무려 1700조원. 2035년부터 연금 지급을 위해 채권과 주식에 투자된 돈이 매년 100조원 이상씩 빠져나와야 되는데 그럴경우 한국 금융시장의 붕괴로 경제가 파탄난다는 것이다. 또 2047년 기금 고갈후 2050년까지 3년동안 기금 지급으로 투입될 돈이 407조원이나 되는데 2006년 한국 국가 예산이 160조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현재 국민연금은 약 550만명이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며 경제활동 인구중 가입한 1700만명 중에서도 약 50％는 향후 보험료 미납 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만큼 받는 것이 연금이라면 시중 은행이나 일반 보험사에 가입하는게 낫지 굳이 국가가 강제 실시해 연금 미납자들의 통장을 가압류하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기금의 정치적 이용 문제에 이르면 국민연금에 대해 더 깊은 회의가 들게 된다. 동영상은 한 월간지를 인용해 ‘2004년 4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재경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연금 기금 14조원을 동원. 미 연방채권을 매입했다’고 고발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기금 운영에 가입자 대표를 배제하고 정부기관으로 바꾸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국민의 85％가 해지를 원하는 국민연금의 불신에 대해서는 그 원인이 누구 탓인지 직격탄을 날린다. 1999년 연금공단이사장이 한 토론회에서 연금법을 개정하면 2080년까지 기금고갈이 없다고 주장한 현 시스템이 벌써 2047년 기금고갈을 걱정해 또 다시 연금법 개정을 주장하는 등 제도의 도입부터 지금까지 정치인과 관료들의 계속된 거짓말을 어떻게 계속 믿을수 있냐고 비판한다.
동영상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한 네티즌은 “폐지 서명운동을 어디서 할 수 있느냐”는 댓글을 남겼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빨리 돈벌어 이민을 가고 싶을뿐”이라는 절망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국가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라는 자포자기의 반응도 있었으며 “시위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과격한 주장을 남긴 네티즌도 있었다.
한편 이 동영상을 제작한 이승민씨는 “사회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데 과연 실질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직접 알아보고 싶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히면서 “한편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고 싶지 않아 연금공단 측의 입장을 담으려 했으나 인터뷰 거부등 협조를 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제작과정의 고충을 밝혔다.
이영선기자 ys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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