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정호기자]특정 백화점 상품권을 액면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전자우편이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액면가에 90%이상 가격을 웃도는 백화점 상품권 거래 관행을 볼때 사기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를 1주일 가량 앞두고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액면가 대비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스팸성 전자우편이 부쩍 늘었다.

'롯데상품권 구정맞이 대 방출'이란 제목의 이 전자우편은 롯데백화점 상품권 10만원권 10장(액면가 100만원)을 50만원에, 10만원권 20장은 90만원에 판매한다고 유혹했다. 10만원권 롯데백화점 상품권 30장을 묶은 패키지는 120만원이란 가격을 제시했다. 전자우편 내용을 클릭하면 우전티켓(www.woojeantech.com)이란 사이트로 연결된다.

현금 거래만을 한다며 롯데백화점 상품권에 대해서만 파격적 가격을 제시한 이 사이트는 회원가입, 회사소개, 질문과 답변, 자유게시판 등 일반 전자상거래 업체와 동일한 카테고리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사이트 하단에는 사업자등록번호와 본사 주소도 나와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정회원사, 국세청 현금영수증 서비스 마크 등도 달아놨다. 특히 롯데상품권을 제외한 다른 상품권들은 정상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꾸며 소비자의 의심을 돌리려는 노력도 보였다.

사이트에 나온 전화번호를 이용 기자와 통화한 우전티켓 관계자는 "지정한 계좌 번호로 입금하면 택배를 통해 상품권을 보내준다"고 말했다. 본인을 명동에서 사채 관련 업종 종사자라 설명한 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지금 명동에서 30%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며 자신들의 판매 가격이 정상적임을 강조했다.

사무실을 방문해 현장 구매도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화요일 쯤 방문하라"는 말로 회피했다. 하지만 사무실 주소 확인 결과 존재하지 않는 장소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 마크는 일반 인터넷쇼핑몰이 해당 사이트로 링크를 걸어논 것고 달리 금감원 및 국세청,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홈페이지와 연결되지 않았다. 사이트에 나온 사업자등록번호는 가짜였고 통신판매신고번호는 타 업체의 것을 도용한 것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20일 오전부터 우전티켓의 협회 회원을 묻는 전화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며 "회원사가 아니다"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확인 결과 서버가 중국에 있어 즉각 폐쇄도 힘들다"며 "아직 소비자단체에도 피해사례 접수 사례가 없는 신생 사이트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매년 명절을 앞두고 이런 전자우편이나 사이트 들이 판을 친다"며 "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돈만 받고 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단체를 통한 피해 접수와 조사가 시작될 때 쯤이면 이미 늦었다"고 덧붙였다.

최정호기자 lovep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