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반대 시위를 위해 홍콩에 머물고 있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홍콩경찰의 시위대 연행과정에서 벌어졌던 인권침해 상황을 전했다.

강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부 여성시위대원을 중심으로 인권침해 및 가혹행위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홍콩 경찰기관과 별도 기관에서 이 부분에 대해 조사했고 전국농민회총연맹 측에서도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수갑을 채운 채로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데리고 가 옷을 대신 내려주는 경우 △강제로 수갑을 채운 채 몸수색 △강제 지문날인 및 조사과정에서의 폭행 등의 사례를 들며 “경직된 형태의 조사와 수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홍콩 현지에서 반WTO 시위를 벌이다 연행됐던 1000명의 한국 시위대 중 여성과 어린이 등 151명과 단순 가담자로 분류된 838명은 어제 저녁 석방이 됐으나 11명은 구속된 상태.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어제 저녁 최종적으로 838명이 다 풀려 나온 게 확인됐고 최종 11명에 대해 변호사들이 불구속을 유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자료사진)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그는 구속된 11명이 보석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예상하긴 어려울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해 방안을 강구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각료회의의 성과와 관련, 강 의원은 “90% 저지에 성공했다”고 자평한 뒤 “세계무역기구가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데 대해 세계 농민들의 저항이 강력히 일어났고, 그들 스스로도 서로의 이익에 급급하다 보니 합의가 더 이상 이뤄지지 못하고 고착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내년 4월 임시 각료회의를 다시 연다고 했지만 세부사항이 또 언제 타결 될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한국 같은 개발도상국 지위에서는 그 위치가 계속 연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세계 민중연대와 농민조직들이 각료회의를 무산시키겠다는 결의를 갖고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김유정 ([email protected])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