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천시 모가면 두미리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영어공부를 할까 해서 시내에 있는 학원을 알아 보다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한반에 수준이 천지 차이인 사람을 8명까지 받아
한시간 수업을 하다보니 1인당 할애되는시간이 10분도 안되고 나머지는
자율학습을 하라고 하더군요. 이곳이 정말 학원이란 말입니까. 야학이지...
게다가 학원비는 강남의 잘나가는 학원보다 만원이 더 비쌉니다..
그래서 사이버교육을 신청하려 알아보니 모가면에는 인터넷 선로
여유분이 없답니다. 그럼 언제나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아직 언제
가능할지 알수 없다는 대답을 들은지 8개월이 넘었는데도 대답은 여전합니다.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분교가 된지 오래고, 곧 폐교가 된다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없어서요? 아닙니다.. 저희 동네 젊은 엄마들은 시내 학교에 보냅니다.
방학이 되어도 아이들은 집에 오지 못합니다. 아무런 교육적 문화적 혜택을
누릴수 없는 시골에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나마 이런 시골을 문명과 이어주는것이
인터넷인데.. 그것마저 누군가의 가입 해지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입니다.
저희 동네는 골프장 사이에 떠있는 섬과 같습니다. 동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몇개의
골프장.. 확인해 본 바는 없지만 확신할 수 있는것은 그 골프장엔 충분한 인터넷 선로가
들어가 있지 않을까요..
이천 시내만 가더라도 곳곳에 pc방이 있으니 인터넷이 안된다고 해도 조금의 불편만
감수하면 되겠지만.. 제 동생은 메일 하나 보내려면 2시간 마다 오는 버스를 40분
타고 시내까지 가서 pc방에 들렀다가 또 2시간 마다 오는 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에 옵니다. 무료로 연결해 달라고 하는것도 아니고, 정당한 대금을 납부하고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인데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메일 하나 확인하려면 하루의 반을
투자해야하는 이 웃지 못할 현실을.. 도시 아이들이 들으면.. 아마도 인터넷 유머쯤으로
여기겠죠.
전 요즘 진지하게 이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요즘 기업에서는 끝없는 자기계발과
변화를 요구하는데.. 저는 저희 마을과 같이 고립되어 낙오되고 있는 기분 입니다.
저와 같은 젊은이들이 모두 농촌을 떠나기전에 최소한의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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