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억울한 마음에 이글을 씁니다
작성자 게시일 2005-06-16 10:59:36 조 회 256
너무도 억울하여 이글을 씁니다.
저는 경남 산청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입니다.
저는 지난 6월 7일 수박 5톤 2차분 1,800여개를 싣고 서울 가락동농산물도매시장 농협 공판장에 경매를 보러 갔습니다.
올해 유난히 수박농사가 잘되어 수박밭에 찾아오는 상인마다 군침을 삼키며 도매로 넘기라는 유혹이 있었지만, 도매금으로 넘기기에 너무 아까워 직접 수박을 따 공판장으로 간 것입니다.
수박을 따는 일꾼들이 10여년 수박 따서 싣고 다녔지만, 이리 크고 잘생긴 수박은 첨이라는 말이 반은 인사치레라고 생각했지만, 수박의 품질만큼은 웬만큼 자신이 있어 짐을 부리면서도 뿌듯했습니다.
6월 8일(수) 새벽 수박 경매가 되는 것을 보니 금이 잘나오는게 못받아도 8000원은 받겠다 싶었는데, 우리 수박은 최고값 5,000원으로 나왔습니다. 같은날 작업해온 옆동네 수박은 우리꺼보다 나은게 없었는데도 7,500원을 받았고, 우리수박은 밭에서도 평균값을 6천원 준다고 했지만 교통비 인건비 물어가며 실어왔는데 금이 너무 형편없었습니다.
경매라는 것이 아무리 사는 사람 마음이라고 하지만 이럴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담합이라는게 말로만 들었지 이런게 담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경매를 취소하고 경매책임자(천호진)에게 내일 다시 경매를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경매책임자인 천호진씨도 경매가가 너무 낮게 나오니 미안해 하며, 내일 다시 경매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내일 경매를 보더라도 아마 오늘 가격에 500원 정도 더 나올꺼 같다고 하기에, 그럼 나는 여기서는 팔수가 없으니, 내일 싣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6월 9일(목) 새벽 수박을 싣고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경매장에 도착하였을때 나는 감짝 놀랐습니다. 한차분 수박 895개중 1급 수박 400여개가 없어진 것입니다. 경매 책임자 천호진씨를 찾아 물어보니, 상인연합회 회장된다는 사람이 수박을 싣고 갔다는 것입니다. 저는 수박을 싣고 가기로 했는데 어떻게 수박을 실어갈수 있느냐, 다시 싣고 오라고 했습니다. 확인한 결과 이미 소매되어 어쩔수가 없어니 ‘어제 경매값에 500원정도 더 붙혀줄테니 선도매를 하라고 권하였습니다.
저는 택도 없는 값으로 선도매를 하라는데 화가 나서 선도매할 의향이 없다. 정 선도매를 권할꺼면 전체 수박을 내가 제시하는 7,500원에 선도매 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 찾아놔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판장 측에서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오히려 제가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몰아세웠습니다.
저는 내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경찰서에 수박 분실신고를 하고, 더 이상 이곳에서 수박을 팔 수 없겠다는 생각에 나머지 한차분을 싣고 대전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대전공판장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물건을 받을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내 수박이 서울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비 오는 길을 달려 부산까지 와 친구의 이름을 빌려 나머지 한차분의 수박을 헐값에 처분하였습니다.
수박을 처분하고, 내이름으로 된 통장에 입금이 되자, 얼마에 수박을 넘겼는지 하는 정보를 다 확인해갔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그뒤 우리동네 농협에까지 연락하여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농협공판장 측에서도 경찰측에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지난 월요일인 13일 수박값을 보냈다며 전화가 왔습니다. 수박값은 싣고간 400개는 선도매로 제가 요구한 7,500원으로 계산하고, 나머지는 경매가대로 계산하여 4백여만원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저는 선도매할 의향도 없었고, 자기들 마음대로 계산하여 보내온 돈을 받을수가 없다며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14일 다시 공판장측에서 등기로 서류를 보내왔지만 뜯지않고 돌려보냈습니다.
통화중 천호진씨는 본인들은 선도매로 수박을 넘긴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면서, 법적인 조치 및 본인에 대한 정보를 산청군농협 문대지소를 통해 확보해두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법적인 조치란 말에 협박을 당하는 듯한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법에 호소한 것은 저인데, 오히려 제가 법적인 조치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하는 두려움에 이글을 씁니다. 세상에 법이 있고, 상식이 있다면 이런일이 일어날 수 없을것이고,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촌놈 코베가는 서울이라더니 이번에 절실히 느끼고 왔습니다.
피땀흘려 자식 처럼 키운 수박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고, 아내와 저는 며칠째 밥을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네 농민들이 파업을 한다고 야단법석이지만, 저는 열심히 농사만 지으면 된다는 생각에 뙤약볕에 수정시키고, 새벽이슬 맞으며 물주며 수박 하우스를 지켰습니다.
수박농사 지어보신 분들은 잘 아실껍니다.
그러나 농사를 잘지으면 무엇합니까?
운임이며, 수수료며 다 제하고 제대로 남는 것도 없는데 도둑질까지 당하고 왔습니다.
이 억울한 심정은 수박값을 천만금 준다고 해도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발 부탁컨대, 이런일이 다시는 없도록 조사하고 처벌해주십시오.
2005. 6. 16
김윤도 드림 (011-762-9934 055-972-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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