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신용·경제사업 분리의 필요성
2003년 참여 정부가 출범한 현재 각계에서 농협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그 중에서도 농민단체와 학계,언론사,전국농협노조 등에서는 이번 농협 개혁의 핵심은 농협 중앙회이고, 농협 중앙회 개혁의 핵심은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1994년부터 본격적인 농협 중앙회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진척된 것은 전혀 없다.
■그러면 여기서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 분리가 왜 필요한가를 짚어 보자.
농협은 크게 지역농협과 그 지역농협이 공동으로 출자해서 설립한 지역농협 연합체인 농협 중앙회가 있다. 지역농협은 제각기 다른 천여개의 법인체로 구성 되어 있으므로 지역과 사업규모,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수행 할 수 없는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역농협들이 연합으로 출자해서 농협중앙회를 설립해 놓은 것이다. 여기서 농협중앙회의 지위와 역할은 명확하게 규정되어 진다.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이 할 수 없는 사업만 하면 된다.
여기서 지역농협이할 수 없는 사업이란 농협 중앙회가 담당해야 할 고유한 역할인 지역 농협에 대한 지도,지원,농민 조합원과 임직원에 대한 교육, 홍보,대외 협력, 농정활동,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말하는데 흔히들 비 사업적 기능이라고도 하고, 운동체적 기능 이라고도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기능이다. 하나의 예로 지역농협들의 여유자금인 상호금융 특별회계를 통합 운용하는 것과 지금은 유명무실하게 되었지만, 도시의 여유 자금을 끌어 들여 자금이 부족한 농촌지역으로 조달해주는 역할 등으로 이해하자면 쉽다.
■그러면 현재 농협중앙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16개지역본부에 156개의 시군지부와 700여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으면서 작년 년말 5900억이 넘는 당기순익을 내는 거대한 사업장임을 과시하고 있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농협 중앙회의 기능과 역할은 지역농협이 할 수 없는 일을 지도,지원 해주는 것임에도, 이미 농협중앙회의 내부 시스템과 사업 구조는 4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농협 중앙회 자체의 사업의 극대화를 위한 구조로 고착화 되었다.
농협중앙회 전체 시스템의 구조가 지역농협과 농민 조합원에 대한 지도 지원의 구조로 되어야 하는데,현재, 농협 중앙회가 지역농협에 대한 지도 지원은 기껏 중앙회 어느 특정 부서의 기능과 역할로 그치고 만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시장 속에서 금융지주회사들의 출현으로, 농협 중앙회는 지역농협에 대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고사하고, 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사업적 기능에 막대한 비중을 두고 있고,실상 중앙회는 자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힘에 겨워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수익 구조를 보면 더 확연히 드러난다. 농협중앙회 신용사업 조수익의 30%를 가만히 앉아서 돈 번다는 시군금고등의 공공예금과 22조원에 달하는 정책자금에서 나오는 수익이 담당하고 있고, 농협중앙회의 공공예금은 98년 10조4119억원으로 총수신의 25.9%에서 지난해말 21조379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며 총수신의 29.6%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이런 금고운영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98년 3,123억원에서 지난해 5,345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다 보니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그리고 지역농협에 대한 지도 지원사업까지 담당하고 있는 농협 중앙회는, 당연히 농협 중앙회의 살아 남기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용사업에 치중할 수 밖에 없고,자연히 경제 사업과 지역농협에 대한 지도 지원기능은 도외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이 지점에서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의 필요성이 대두 된다.
항간에는 농협중앙회가 수천억의 수입을 내서 그중 많은 액수를 적립하고 지역농협에 무이지 자금으로 지원해줘서 지역농협의 경쟁력 확보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자랑삼아 힘주어 말한다. 한마디로 농협에 대한 개념이라고는 하나 없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농협의 존재 이유를 살펴보자.
농협의 존재 이유가 손익을 많이 내서 배당 많이 하고, 중앙회의 역할은 지역농협에 무이자 자금을 지원해서 지역농협의 경쟁력을 키워 주면 그만인가?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 좋은 옷에 용돈만 많이 준다고 해결되는 것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역농협은 지금이라도 농협 중앙회를 버리고 돈 잘 벌고 경쟁력 있는 국민은행과 손잡아야 마땅하다.하지만 농협의 존재이유를 우리는 여기에 두지 않는다.
농협의 경쟁력을 높여 수익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에 못지 않게 농민 조합원과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서 농협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
상호금융 금리1%를 낮추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 한건 수입 농산물이 거세게 밀고 들어 오는데,농협이 어떻게 하면 좀더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고,우수한 농산물을 생산 할 수 있게 하며 ,그 생산된 농산물을 보다 높은 가격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판매해서 농가의 경쟁력을 확보해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농협은 40년의 역사를 두고도 이러한 시스템을 전혀구축하지 못했다.
■농협 개혁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지역농협이 이러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찾아 올라가다 보니, 서두에 강조한 것처럼 지역농협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 농협중앙회를 만들어 놨는데,신용,경제,지도지원 등 모든 사업을 영위하는 농협중앙회는 농협중앙회의 경쟁력확보라는 명분으로 신용사업을 위주로 한 사업적 기능에만 치중하고 있으므로 해서 농협중앙회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를 통해 농협중앙회가 담당하고 있는 사업을 역분해서 신용,경제,지도지원 등의 사업연합체가 본연의 독자적인 사업에만 충실 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번 농협 개혁을 바라보는 궤를 달리 하여야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농협개혁을 1997년 IMF 당시 금융산업구조조정과 같은 맥락에서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바라봐 선 안 된다. 1997년 IMF 당시의 금융산업 구조조정은 금융산업의 부실화가 심각한 나머지 공적자금을 투입과 함께 구조조정을 통해 국민경제에 끼칠 파장을 최소화 하자는 것이었지만, 현재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와 시군지부 철폐의 명분과 당위성은,중앙회의 부실화가 심각한 나머지 당장에 개혁하지 않으면 농협이 총체적인 부실을 동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의 농협이 담당해야 할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이유를 농협중앙회의 구조적인 모순점에서 찾고, 이를 해결 하기 위해서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구조를 재편하자는데 있다.
항간에서는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두고 교각살우(矯角殺牛)라하여 소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잡는 어리석음을 저지를 수있다고 하지만, 밭을 갈아야 할 소가 자신은 비육우라며 제 본분을 망각하고 외양간에 쳐 박혀 있으면, 코뚜레를 해서라도 밭으로 몰고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미쳐 날뛰는 소는 뿔만 바로 잡을게 아니라 당장에 도살장으로 보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두고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기 자본금 확충 방안과 시군지부 철폐시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이유다. 이는 10년전의 신경분리 불가 이유와 하등 달라진 게 없다. 그러한 이유라면 농민 단체와 학계 농협노조 등에서 주장하는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의 당위성을 수용하고 이번 농협 개혁에서 반드시 법에다 명시하여,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한 방안을 지금부터라고 검토하고 준비해야한다.
농협중앙회의 입장은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그는 것과 흡사 다를 게 없다.그러다 보니 10년 전에 주장하던 입장이 아직도 그대로 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년말 안에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을 분리하고 시·군지부 철폐해서 중복된 시군지부 사업을 지역농협으로 이관하자는 게 아니다.
그럴 리 만무하지만 설령,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 부동하여, "이번 국회에서 법령을 개정하고, 1년안에 사업을 마무리 하라." 한다 손 치더라도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통한 중복사업의 지역농협으로의 이관은 짧게 잡아도 5~6년은 족히 걸린다.
그렇다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에 대한 논의를 내부적인 충분한 여력을 갖출 때 까지 5~6년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그 때 가면 이미 우리 농민 조합원과 농업은 돌이 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없다.
■올해는 당장 농협법에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위한 조항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농협 조직내에서 어떻게 최 단시간에 자본금을 확충해서 신경분리를 할
것인가,법과 제도 정비를 통해 시군금고를 지역농협으로 유치 할 수 있을까,농협중앙회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담보해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 내 파생될 문제점을 최소화 하고,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연착륙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병이 깊은 아버지가 있었는데, 백약이 무효지만 3년 묵은 쑥을 달여 먹으면 낫는 다는 말에 아들은 기뻐서 3년 묵은 쑥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 다녔다. "설마3년 묵은 쑥이 어디 없을까?" 하고 다닌 것이 벌써 3년이 다 되었고, 결국에는 3년이 지나도록 3년 묵은 쑥을 구하지 못했고, 아버지는 3년이 지난 어느 날 돌아가셨다. 불효자가 된 것이다. 그 아들이 집을 떠날 때 쑥을 뜯어서 말려 놓고 집을 떠났다면 3년이 지나 약을 구하지 못해도, 집으로 돌아오면 집엔 3년 묵은 쑥이 있으니 아버지를 낫게 할 수 있었는데, 아들은 3년 묵은 쑥만을 찾아 다녔지,3년 앞을 내다보고 쑥을 뜯어 말리지 못해 결국 불효자가 된 것이다.
우리도 지금 쑥을 뜯어 말려 놓지 않고,3년 묵은 쑥만을 찾아 다닌 다면, 3년 뒤에도 3년 묵은 쑥을 절대 가질 수 없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올해는 반드시 농협법에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위한 조항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10년이 지난 2013년에도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의 분리와 시·군지부 철폐를 두고 왈가왈부 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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