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산 수입 쇠고기 중 광우병 위험물질 발견에 대한 우리나라 담당부서인 농림부의 조치는 아무리 미국이 한국에게 특수한 나라라는 것을 감안하고 생각해도 영 아니라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원칙이 무너지고 나면 더 이상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켜낼 방어막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수입하는 관계도 보면 일방적으로 미국의 축산업자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있게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실정에 그나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지고 있는 국민 보호책을 포기하다니......
이것은 우리나라 축산업을 보호하자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다. 축산업은 다른 산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로 쇠고기 수입해 놓고 이제는 양보의 대상이 국민의 생명인 것인가? 우리 나라의 수출과 경제 발전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도 축산업처럼 양보한다는 것인지......
혹자는 이렇게 말 할 수도 있겠다. '안 먹으면 되지 않냐고! ' '불량식품 진열해 놓은게 죄냐? 불량식품 사 먹은 게 죄지?' 하면서. 그래, 백번 양보해서 수입해 놓고 안 사먹으면 된다고 치자.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미국산 수입소가 한우나 호주산 소고기로 둔갑해서 팔리지 않게 한다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말을 믿을 국민은 없다. 농림부, 경찰, 검찰 기타등등 유수의 정부기관이 나섰지만 한 번도 이것을 막아낸 것을 보지 못했으니까! 오는 추석 쯤에도 가짜 한우 판매 소식은 또 나올테고, 이번에는 그 가짜 한우중에 검역에서 막지 못한 미국산 소고기가 한우로 둔갑 하여 우리의 차례상과 식탁에 오르겠지. 우리는 불량식품을 안 먹을 권리가 있는데, 너무 강한 불량식품과 너무 강한 생산자와 판매자를 만났다. 이에 힘의 균형을 잡아 줄 곳이 농림부인데, 국민들 건강 쪽에 서서 힘을 실어줄 곳이 농림부인데....... 과연 그러고 있는지......
얼마전 FTA 타결 소식으로 한참 떠들썩 할 때 TV의 한 토론 프로에서 FTA 실무자들이 나와 협상에서 어려웠던 점이나 오해로 잘못 알려진 것 등에 대해 조목조목 토론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중에 김종훈인가 하는 협상단 실무책임자가 나와 상대편 토론자에게 던진 말 '미국산 소고기 먹고 광우병 걸린 사람 있었냐고? 미국 소고기 주로 먹는 미국사람들 다들 건강하다고!' 즉, 미국산 소고기 먹고 아직 죽어나간 사람 없는데 왜 시끄럽게 하냐는 논리를 듣고 정부는 이미 미국산 소고기 무슨 일이 있어도 수입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것은 너무 대놓고 아닌 것을 괜찮다고 넘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위에서 말한 김종훈인가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사람들은 한우만 먹겠지? 아니면 외국에 나가서 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우만 고집해서 먹지 못하고, 외국에 나가서 살지도 못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렇게 하면 나도 미국산 먹겠다. 미국의 주장대로, 또 농림부의 발표대로 미국산 소고기에서 발견되는 광우병 위험물질들이 그다지 문제 될 것이 없다면, 우리 나라에서 고생하고 있는 주한미군에 먼저 수입분 배정하여, 그것도 정부 보조금이라도 보조하여 아주 싼 값에 공급하고, 정말 미국측도 자신있게 소비를 권장한다면 그때 미국산 소고기의 안정성을 인정하고 수입하여 먹자!
이득이 된다고 사람에게 해로운 것을 파는 것은 국적을 떠나서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사회시간에 배우기를 정부는 국민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존재한다고 배웠다. 배운대로 믿게 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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