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곳 조사… 8.8%서 납·카드뮴 기준치 초과 정부 “전량 수거해 폐기하겠다”던 약속 안 지켜
폐금속 광산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에서 납(Pb)과 카드뮴(Cd) 같은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과다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납에 중독되면 식욕부진, 피로 증세와 함께 심할 경우 체중감소, 고혈압에 시달리고, 카드뮴은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서지는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릴 수도 있다.
23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 900여 개 폐광 가운데 6곳을 골라 이곳에서 생산된 쌀의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125건 중 11건(8.8%)에서 납이나 카드뮴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부산과 경남, 대구, 경북, 경기, 강원 등 6개 지역에 있는 폐광 한 곳씩을 상대로 실시됐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폐광(2곳) 인근 마을에서 생산된 쌀은 조사 대상 14건 중 3건(21.4%)에서 납이 허용 기준치를 넘었다. 부산과 경남지역 폐광(2곳) 근처에선 쌀 35건 중 6건(17.1%)이 카드뮴 기준치를 초과했다. 그러나 경기와 강원지역 폐광(2곳) 인근 마을에서는 76건의 쌀 중 2건(2.6%)에서만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폐광지역에서 생산된 고추와 콩, 팥 같은 농산물도 30~50%씩 납 혹은 카드뮴 기준치를 넘어섰다”며 “농림부에 조사결과가 곧 통보돼 폐기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문제가 된 폐광이 어느 곳에 있는지 등은 일반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작년 9월 전국 44개 폐광지역에서 생산된 쌀의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27.5%는 납 기준치를, 8.1%는 카드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앞으로 기준치를 넘는 농산물을 전량 수거해서 폐기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농산물 중 일부는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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