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 농민이라는 것이 마음이 아팠던 하루였습
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읍사무소를 오가며,, 서
류상 농민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화도 내보고,
사정도 해보고, 울기도 했습니다.. 산업인력공단에
서는 농지원부상 세대원이라도 농민으로 인정하기
는 힘드니, 읍장님의 직인을 받아오라고 하고, 읍사
무소에서는 농지원부밖에는 농민이라는 사실을 확
인해 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고, 사실확인서라는
양식에 도장을 찍어 줄 수 없다고 하니,, 어찌해야
할지.. 한 두 번도 아니고, 서로의입장만, 규정만 반
복해서 들으려니,, 넘 맘이 분했습니다. 시골에 내
려와 젊은 아낙이 농사일을 했는지 안했는지.. 서류
상 확인을 한다는 것... 현실에서 부딪혀야 하는 어
려움이 농민의 아내라는 것에 지금처럼 부끄러울때
가 없었습니다.. 직장에 근무했다면.. 이렇게 힘들
게 서류때문에 속 상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
이 들어... 농부의 아내로 배움을 키워나가는 것에
이런 장애도 있을 수 있구나.. 내심.. 힘이 풀렸습니
다.. 사실.. 요새 저희 젊은 농업경영인중에는 부부
가 마치 출퇴근 하는 도시의 여느 부부와 다를 바 없
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세대주가
아니고, 한평의 땅도 소유하고 있지않다고,, 농민의
아내가 농민이 아니라고 보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읍민의 조그만한 편의도 못 봐주는 꽉 막힌 공무원
들에게 오늘 무척 실망했습니다. 다행히 일은 잘
해결되어 오늘 오후가 되어서야,, 실기 접수를 하고
돌아왔습니다만.. 씁씁할 기분은 떨칠 수 가 없습니
다.. 제가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까요.. 10년 30년
을 농사일을 한다해도,, 서류상 농민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오늘 같은 하
루는 다시는 맞지 않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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