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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혐의 정대근 농협회장 비밀리 풀려났다 .

국회-시민단체, 사법부 비난...“회장직서 사퇴해야”

날짜 : 2006-08-20 오후 12:31:16

▲ 지난 5월 구속수감되는 정 농협회장

뇌물수수 등 비리혐의로 구속돼 재판중이던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농협이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이란 평이 입증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정대근 농협회장에 대해 보석금 3000만원과 주거제한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이 사실에 대해 농협과 언론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보석 결정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시민단체와 국회의원, 노조는 성명서를 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보석허가는 최근 이용훈 대법원장의 법조계 사과를 무색케 하는 일로 사법부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농심을 이반한 보석 결정에 정 회장은 스스로 경영으로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무전유죄, 유전무죄’란 이 말은 빽없고 돈없는 사람들이 뼈아프게 느끼는 법 감정이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법원판결이 정 회장에 대한 보석석방 결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고 비판했다.
또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조합원 240만명, 단위조합 포함 정직원 5만2094명, 총 자산 288조 4천억원의 거대공룡 농협의 힘이 재판부도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정 회장은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즉각 농협 중앙회장직을 내놓아야 마땅하다”며 “농협이 비리의 온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농민과 농협간의 불신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라고 밝혔다.

▲ 사죄, 사퇴, 재산반납...농민 분노 강력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부지 285평을 66억 2000만원에 현대자동차에 파는 대가로 현대자동차 김동진 부회장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월 18일 법정 구속됐다.
대검 중수부는 7월 1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정 회장의 지위 등에 비춰 혐의가 무거우나 피고인이 자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징역 7년, 몰수 3억원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결국 구속 당시 ‘절대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정 회장과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으며, 검찰은 본인이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한 점을 감안해 형을 낮게 구형한 것이었다.

▲ 정 회장 동생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
한편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자회사인 농협교류센터 시설사업부가 농협관련 시설에 대한 인테리어(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 회장의 동생인 J씨에게 하청 독점권을 부여있다”며 “이를 통해 농협 지점 및 하나로마트 등에 반강제적인 조건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하며 일부 자금은 다시 리베이트로 돌려주고 있으며 또 다른 일부 자금은 비자금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의혹에 대해 검찰이 시비를 가려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결국 농협이 농민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협은 1994년 3월 한호선 전회장, 1999년 5월 원철희 전회장에 이어 2006년 정대근 회장까지 하나같이 횡령과 뇌물로 구속되는 사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의 반감과 불신이 팽배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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