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1일 정대근 농협중앙회장(62)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현대차 비자금, 김재록·김동훈씨 로비 의혹 수사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오는 6월 초순부터 본격 착수키로 했다.
정대근 회장은 서울 양재동 농협중앙회 사옥을 현대차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대차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정씨가 돈을 받을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대차가 정씨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는데 줬겠느냐”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김재록·김동훈씨 같은 로비스트를 동원하지 않고 임원을 통해 정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임원에 대해 이달 중순 정몽구 회장을 기소할 때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께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정의선 사장은 수사상 필요에 의해 일단 이달 중순 기소대상에는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채기획관은 “정의선 사장도 기소하지만 시점은 종합적, 전략적으로 여러가지를 검토한 뒤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현대차그룹 외 다른 기업 비리 수사도 6월 이후 본격 재개하기로 했다.
채기획관은 “(지방선거 때까지) 별건 기업 수사를 자제하겠다고 했던 것은 현대차 수사와 맞물릴 때의 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판단한 것이었다”며 “그 시기가 지나가면 다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영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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