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농어촌비리 > "숨진 농민 田씨 팔에 外力의한 상처"

서울대 법의학팀 “농민시위때 넘어진 원인일 수도”
국과수 “스스로 넘어져 머리다쳐” 소견과 엇갈려 [조선일보 최원석, 박란희 기자] 지난달 15일 여의도 농민집회 도중 숨진 전용철(田勇喆·43)씨의 사인(死因)과 관련해 ‘스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소견서와 상반된 소견이 나와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로부터 소견 제출을 의뢰받은 서울대 법의학팀은 30일 “왼쪽 팔에 생긴 상처는 ‘외력(外力)’에 의해 생긴 흔적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전씨가 넘어진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씨가 넘어진 것이 발을 헛딛는 등 자기 실수가 아니라, 외부 충격이 중요 원인이 됐을 가능성과 함께 경찰 진압 과정에 폭력 행사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 상처는 왼쪽 어깨로부터 15㎝ 아래쪽에 어린아이 손바닥보다 약간 큰 정도의 타원형 상처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의학팀 관계자는 “국과수는 ‘전씨의 혈압을 잴 때 혈압기가 누른 흔적이라며 ‘의인성(醫因性·진료과정에서 발생했다는 뜻) 손상’이라고 했지만, 말도 안되는 해석”이라고 말했다. 팔뚝 전체를 감싼 뒤 혈압을 재는 혈압계측기의 특성상 팔뚝 전체에 흔적이 남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25일 국과수 서중석 중부 분소장은 “뒤로 넘어지면서 정지돼 있는 물체에 의한 충격 때문에 뇌출혈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었다. 허준영(許准榮) 경찰청장도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는 시위를 막는 대원의 직접적인 가격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팔이나 어깨쪽 상처는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혈압기 흔적이 반드시 팔뚝 전체에 남는 것은 아니다”라며 “병원 기록에 ‘멍이 있다’는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멍이 생겼다는 추론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농민단체들이 전씨가 시위현장에서 쓰러져 있는 사진을 공개한 뒤에야 경찰이 자체 보유한 사진 4장을 공개한 사실을 놓고 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두개골 골절상을 입은 사람이 보령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는가”라며 전씨가 충남 보령의 집으로 돌아가 부상했다고 주장해왔다.
(최원석기자 [ yuwhan29.chosun.com]) (박란희기자 [ r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