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황금들녘에서는 지금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다.
다소 젊은 몇 무리의 농부들이 볏가마에 불을 붙이고
일흔살도 훨씬 더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당신의 키보다 훌쩍 큰 볏가마에 벼를 받고
팔십정도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당신의 마른 소나무 삭정이 같은 팔뚝으로 탈탈탈 경운기에
한 두어 아름 될 콩단을 싣고 논둑을 가신다.
비단 내 동네에서만 이런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고
전국 농촌에서 이런일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나이 서른다섯..
한창 힘쓸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논농사 밭농사 이젠 정말 무섭고 질린다.
아니 이가 갈린다고 해도 모자를지도 모른다.
젊은 사람들은 농사일 힘들다고 돈벌이 안된다고 문전옥답 내팽개치고 도회지로 도회지로 떠났다.
끝도 없이 넓어 보이는 논에서 여름내내 떨어지는 땀방울 만큼이나 많은 피 뽑고 병해충이라도 생길까 근심걱정하
며 자식 키우듯 애지중지 ...그렇게 벼를 길러냈다.
그런데 수확의 계절 황금들판에서 이 무슨 장탄식이란 말인가..
도대체 큰소리치던 대통령은 무엇하고 있으며 그잘난 의원님들은 무엇하고 있는가..
아무튼 이가을에 화가 무지 난다.
대통려에서부터 정부관계자...공무원들..제발 허연 이밥만 목구멍에 쳐넣지 말고
작금의 농촌현실과 농민들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주길 바란다.
불타는 볏가마를 바라보며 낫으로 모가지를 짜르고 싶더란 말이다..
71626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