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에 농지를 소유한 A씨는 지난 12일 퇴직후 농지활용을 구상하기 위해 마을 주민이 관리하고 있는 자신의 논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자신의 땅에 매몰 가축의 사체의 썩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침출수를 제거하는 유공관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A씨가 마을주민과 시청 등에 확인해보니 지난 1월 16일 이 지역일대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인근 농장의 돼지 7353두를 자신의 동의 없이 살처분해 매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마을주민 B씨와 인근 농장주인 C씨는 친분관계에 있으면서 B씨가 농장주인 C씨에게 1200만원을 받고 A씨의 농지를 살처분 매몰지로 용인시에 신고 했고 용인시는 전 이장출신의 B씨와 농장주인의 말만 믿고 별 의심 없이 토지주의 동의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매몰지로 지정했다.
토지주 A씨는“살처분 매몰지는 최장 3년간 관리되므로 이 기간 동안 재산권행사가 불가능 하데 3년후에도 가축매몰지를 구입하려는 매입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다”며“용인시가 전화 한통이면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일을 확인하지 않아 피해를 보게 된 A씨는 용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경기도 양주의 살처분 매몰지도 A씨와 마찬가지다. 축산농가가 인근 농지를 빌려 쓰면서 농지주인에게는 알리지 않고 매몰지로 지정해 신청했고 양주시는 농장주의 말만 믿고 매몰지로 지정했다.
뒤늦게 농지 주인의 민원으로 양주시는 부랴부랴 매몰지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거쳐 매몰지를 옮겨 처리했었다.
이 같은 살처분에 따른 문제점은 신속하게 구제역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살처분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구제역 등 가축질별 대응 매뉴얼에는 환경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매몰지 선정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시 관계자는“구제역의 초등대응을 서둘러 진행하다 보니 토지주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정부나 경기도에서는 국유지 활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상수원 및 진입로 문제로 매몰지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 A씨의 농지를 관리하는 B씨는“토지주에게 살처분 매몰지 사용을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농장주에게 받은 1200만원은 3년뒤 해당 농지의 복토비용으로 쓰려했다”고 해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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