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청와대 관광(?)을 다녀 왔습니다.
불쾌감을 넘어 모욕감마저 들었습니다.
영상안내실에서 대통령부처의 안내 말을 듣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내용이 일본어 자막으로 뜨는 겁니다.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아서 나오는 길에 물어보았습니다.
안내원 왈, 일본 관광객이 많아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 관광지면 몰라도 대통령관저에 대한 안내 영상물 제작을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건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발상부터가 졸렬하고 민족적 자존감을 철저히 묵살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혹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10분짜리 영상물 제작에 경비가 들면 얼마나 들겠습니까?
이는 분명히 '잘못된 의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곁에서 함께 관람하던 초등학생도 기분이 나쁘다고 했습니다.
대통령관저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대를 안고 지방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이었습니다.
천만번 양보해서 일본 관광객들을 위해서라고 해도(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따로 준비해서 사용하는 게 옳지, 이 무슨 망발인지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학생마저도 자존심이 상한다고 하는 일이 청와대는 왜 아무렇지도 않은지 이해가 안 됩니다.
2003년 이후 청와대 내부수리 및 집기 구입비가 6억이 넘었다는 기사를 새삼 생각나게 한, 아주 불쾌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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