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아니라 모든 것을 그에게 끼워 맞추는 사람들이 문제다
노무현이 하는 일에는 무조건 게거품 물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의 서민경제 불황은 노무현이 경제를 안챙겨서 그렇고 국정이 시끄러운 것도 노무현의 입이 가볍고 20%의 빨갱이 집단만을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이랍니다. 자기들이 집권했을 때는 이 나라 경제가 졸라 잘 돌아갔고 국정이 졸라 안정되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서 마치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는 듯이 난리들입니다. 참 뻔뻔스럽고 뭐 같습니다. 자기들이 개판을 쳐서 국민들이 노무현을 선택했건만 마치 자신들은 너무나 잘해왔는데 국민들의 손가락이 휘어서 눈이 사시라서 잘못 찍었고 무효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개판을 치건 경제를 말아먹건 이 나라는 자신들이 관리를 해야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되어야만 자신들의 기득권이 보장되는데 엉뚱한 사람이 되어서 같이 죽자고 협박을 하니 당연히 미치고 팔짝 뛸 수밖에요. 불법 선거자금 문제가 터지고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직전이니깐 반성하는 척 흉내를 냅니다. 하지만 해본 적이 없는 반성이기에 너무 어설프고 눈에 다 보입니다. 들킨 게 억울하고 예전처럼 적당히 넘어가지 않는 검찰과 같이 죽을 수 있다는 노무현이 미워서 미칠 따름입니다. 돈 되고 어깨 힘 주기 좋았기에 들어온 판이 자꾸만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이제 이 판도 돈벌이 안될 것 같다고 일찌감치 발 빼는 사람도 나오고 이 짓 아니면 할게 없거나 아직 본전 못 찾은 사람들은 정치개혁, 정당개혁을 외치며 또 한번 국민들이 속아주기만 바랄 뿐입니다.
자나깨나 노무현만 생각하면 눈에 핏발이 설 겁니다. 마음은 막강한 2/3의 국회 힘으로 몰아내고 싶은데 분위기가 안잡히니 그러지도 못합니다. 몇십 년 동안 적당히 싸우는 척하며 잘 나누어 먹어온 정치 자영업자들이 폐업신고 낼 판이니 니편 내편 안가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가장 강력한 단합의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빛나는 동업자 정신이지요. 지금까지 지도층이라는 우아한 이름을 가지고 무식한 국민들을 때로는 총칼로 죽이고 때로는 여론을 조작하며 잘 지배해왔는데 출신이 천한 노무현이 나타나서 그 우아함의 검은 속을 다 드러나게 하고 있으니 밑천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은 밑천으로 뭔가 한다는 짓들이 죽어라 노무현 까기입니다. 상황 판단 여전히 못하는 한심한 뻘짓이지요.
상황 판단이 그렇게 안됩니까. 노무현을 그 자리에 올려놓은 게 누구입니까. 국민들입니다. 왜 올려놓았을까요. 바로 기존 정치권 뒤집어엎으라고 대통령으로 뽑은 겁니다. 다시 말해 그 잘난 밥그릇을 발로 찬 건 국민들입니다. 그런데 죽어라 노무현 잡고 흔들면 그래 너희들 잘한다고 그 밥그릇 다시 가져다줍니까. 어설픈 개혁 외치면 이제 정신 차렸구나 할 것 같습니까. 노무현 죽어라 깐다고 당신들 지지율 올라갑니까. 아니, 깔려면 정책 하나하나를 꼬집어 무엇이 잘못되었다 해야지 무작정 '노무현 잘못하고 있다. 다 노무현 탓이다' 하면 국민들이 '아 그렇구나!' 할 줄 알았습니까.
당신들을 몰아내려는 사람은 노무현 한 사람이 아니고 그를 지지한 모든 사람들입니다. 바로 잘난 당신들이 가끔씩 잘 팔아먹는 국민의 뜻이라는 겁니다. 몇몇 정책에 불만이 있는 저도 노무현을 지지하는 이유가 바로 당신들을 몰아내는 게 가장 급선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이 버티고 있는 한 어차피 이루어지지 않을 일들이기에 일단 당신들부터 몰아내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계속되는 당신들의 뻘짓을 대체로 환영하는 편입니다. 여전히 국민들의 바람을 읽지 못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에 매진하는 모습이 저를 웃게 만듭니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일부 정책에서는 불만이 많습니다. 하지만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접을 수는 없습니다.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개혁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그에게 끝까지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할겁니다. 그것을 바라고 노무현에게 5년을 맡겼기에 끝까지 함께할 겁니다.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4.19건 6.29건 국민들의 엄청난 바람으로 일궈낸 소중한 것들이지만 마무리의 실패로 다들 미완의 아픔으로 남았다는 겁니다. 수구 꼴통들에게 타격을 주고 몰아낼 수 있는 기회를 우리는 번번이 놓쳤습니다. 또 한번의 기회로 만든 것이 선거에 의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였습니다. 그런데 벌써 그 의지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의해, 불만에 의해 다른 길들을 이야기하고 무작정 반대를 합니다.
노무현을 통해서 유토피아를 꿈꾸어 왔습니까. 5년 안에 모든 것을 완성하리라 생각했습니까. 지금의 현실에서 지역주의 타파하고 정치개혁만 제대로 해내면 엄청난 성공입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수구 꼴통들을 확실히 몰아내는 마무리도 완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백 계단의 아름다운 생각만 꿈꾸지 않고 하나의 계단이라도 이번에 확실히 올라서는 실천이 되기를 바라는 겁니다. 세상을 밝게 만드는 이론은 누구나 잘 압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걸 실천하는 겁니다.
솔직히 노무현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그에게 끼워 맞추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건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노무현도 그 우리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같이 가는 것이지요. 같이 가는 길에 다른 문제로 이견이 있으면 그것만 이야기하고 같이 해야할 일은 계속 같이 해야합니다. 이견에 의해 같이 할 수 있는 것까지 버린다면 우매한 행동일 겁니다. 한 계단이라도 확실히 올라설 수 있는 실천을 이번 총선에서 같이 해나갔으면 합니다.
-소주한잔(서프라이즈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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