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싸호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말라.
성난 까마귀 흰빛을 세우나니
청파에 고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까마귀 검다하여 백로야 웃지 말라
겉이 검다고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 뿐인가 하노라.
이러한 조선 조 때의 단가(短歌)가 연상이 되지 않아야 좋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위의 단가들이 사회적 지평에 떠 오른 그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당파 싸움에 선비(집권 여부의 이해관계를 가진 파워 엘리트 집단)들이 이골이 난 권력의 시대상이라 할까 그러한 면모를 엿보게 하는 과정에서 그런 시조들이 부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어디에 줄을 대느냐, 하는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피나는 당파 싸움이 지속되고, 심지어 상대 정파를 모함하고 참소를 하는 가운데 피의 숙청과 유배를 가는 비극이 벌어지지만, 권력과 아무런 관계가 쥐꼬리 만큼도 없는 백성들이야 그저 멍청히 입 다물고 구경만 했으리라고 짐작된다.
그러나 문자보다 비디오와 오디오 및 온갖 감성 등에 의존해서 살아 가야 할 시대(IT)에 온갖 잡동사니 인간들이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아무런 관련없는 젊은 군상들이 야당의 박-이 후보 쪽으로 갈라져 흙탕질을 하는 것인지-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이전구투를 하는지-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물며 선관위의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인터넷 게시판에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반대하겠다는 비분강개파들도 있는 모양이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더욱이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서는 사학의 자율성을 해쳐온 입법의원에 대해서 내년 총선에서 운동을 벌이겠다는 광고가 신문에 크게 보도되는 마당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 충정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어떠한 훌륭한 명분의 투쟁도 공동선인 법치주의를 해쳐서라도 합리화-정당화될 만한 건덕지가 없다는 것을 기독교-천주교 측은 깊이 있게 헤아려야 할 것이다.
필부필부들은 패거리로 갈라져 싸우는 것은 자신들이 일삼는 행위가 이 나라 민주발전을 위해서 얼마나 해악을 끼치고 있는가를 알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러지 않은 양식을 가진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중간집단들이 대선이 가까워 오고, 현직 대통령이 하야할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높은 양식이 있어야 할 중간집단이 벌이는 필부필부 같은 저급한 행동은 이 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지하지 않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대학들이 국공립을 불문하고 내신 성적 비율을 올리지 않고, 대학의 자율에 맡기라는 소리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대선이라는 길목을, 하야라는 길목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런 저항을 현정권에 표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비겁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가 하면, KBS의 사장과 그 방송국을 쳐다볼 때마다 본인은 우리나라의 공영방송이 친북좌경 세력의 음모에 의하여 호스테지 (인질) 당했다고 느끼는 입장이다. 그 동안 국회에서 노 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가결될 때의 열우당 국회의원들의 울분을 고장난 TV처럼 방송함으로써 탄핵을 하게 된 로고스(이성)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디오 세대에대하여 관능의 엉성한 정서에 호소함으로써 헌재에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그 뒤 잇달은 총선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굳이 애기할 필요도 없겠다. 또 한가지 사회의식화를 노린 드라마와 사회 교양 프로그램이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등진 좌경 일변도 그것이었다.
그런 KBS가 대선이 가까이 다가오고, 대통령의 하야가 가까워옴에 따라 방송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기자실 통폐합에 대한 태도가 그러하다. 미디어 포커스를 진행하는 장 모 기자는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는가 하면, KBS의 기자실 통페합에 관련된 보도에 있어서도 크게 보아 자유언론 편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헌재에 소원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평소의 KBS답지 않게 대통령을 비아냥거렸다.
본인이 생각하기로는 소원제기가 적법하다면, ‘각하’되지 않을 것이요, 적법하지 않다고 하면, ‘각하’될 것인만큼 노 무현 개인의 소원제기를 두고 비아냥거릴 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그런데도 KBS가 마치 세상이 바뀐 것처럼 반 노 무현 편에 선다는 것이 본인으로서는 배꼽을 움켜쥐고 웃을만큼 우습다. 그런다고 정 영주 사장이 재임 기간 중에 자행한 일들이 그냥 묻혀 지나갈 것 같은가?
시류에 영합하는 위와 같은 부류와는 성격이 다르겠지만, 3김 시대의 DJ는 자신의 6.15 선언에 대한 반론을 지금도 필요하다 보는 입장이지만 YS가 이 명박을 지지하고, YS가 정신적으로 거느린다고 하는 약 30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 명박을 지지하고 있다는 소식은 도대체 YS와 그 아류들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모 종교 지도자는 자기에게 찾아온 한나라당의 모 후보에게 개인적으로 축복인지 뭔지를 내렸다고 한다. 이러한 지도자는 도대체 필부필부만한 도덕성도 없는 인간이라고 본다. 이 사람이 최고 성직자로서 한국 풍토에서 급부상한 것은 오나가나 노씨가 문제인데 그 노씨라는 성직자 때문에 이자가 한국의 많은 성직자들을 제쳐두고 급출세를 한 것이다.
다음 언론으로 넘어가 보자. 많은 사람들은 대신문사들이 버르장머리 없는 노 무현에 대한 공격을 올인하는데 본인이 그런 신문사들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여기는 소리를 여기 저기서 듣는다. 우리들은 정치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공감한다고 해서 일일이 모든 면에서 반 노무현 테제로 갈 수 없는 것이 오늘 날 우리들이 소위 ‘가치관의 다원화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야당의 박-이 후보에 대해서도 장점도 약점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실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시시비비로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검증위원회가 한나라당 당내에 마련되어 검증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민주적 과정을 참지 못하고 이 후보에게 결과적으로 웃전을 올려주는, 그런 사설을 조선일보가 쓴다는 것은 참으로 논센스가 아닌가? 지금 와서 불만이 있다면, 조선일보는 박 후보에 고소하라. 불만이 많다고 하면, 이 박사 때를 거쳐 박 정권 때를 경과하는 동안에 현대의 고위 인사들이 몇조(?)원에 달한 부동산을 소유해 왔다고 하는 도청도설이 사실이라고 하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가 없다고 하면, 어떻게 그러한 거부가 가능했겠느냐, 하는 것이 시중에 굴러 다니는 얘기이다.
여기에 대해서 조선일보는 답해보라. 이 기회에 중앙의 대신문사들이 경선 후보들을 두고 사이버 공간에서 치고 받고 하는 수준 이상으로 더럽다 못해 지옥으로 꺼지거나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대신문사들이 특정 후보들을 지지하거나 구체적으로 당선이 되게끔 프로그램을 현실화해 나가는 능동적인 프로젝트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신장하는 것이 아니라 몇십년 뒤로 역행시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대신문사-방송사들과 여론조사기관들이 협잡의 수준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율 조작에 친여 피조사자들을 동원해서 박 후보에게 치명타를 가해 온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박 후보 죽이기는 신문-방송과 여론조사 기관들의 합작품이다. 거기에 이번 조선일보의 사설은 거의 알몸을 드러냈다고 보아진다.
조선일보 뿐만 아니다. 삼성 X파일만 보더라도 삼성은 기업만 하는 그룹이 아니라 정치 판도에까지 뒤흔들려고 하는 무서운 야심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강대국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세력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이 명박을 지지하는 메이져 신문사들의 국제적인 이해관계는 없는 것인가? 아니면, 그 강대국은 언제나 부패세력과 제휴하거나 민족주의 세력이 등장하는 것을 두려워 했다. 이것이 박 근혜가 당선되면 안 되는 강대국들과, 그 강대국들의 선무-선전활동을 일삼는 신문사들의 복심이 아닌가?
이 나라 대신문사들이 지난 날 중립을 지킴으로써 국민의 선택을 존경해야 하는데도 전혀 그러지 못했다. 부득이 또 한 예를 들 수 밖에 없다. 박 정희 장군이 5.16 혁명을 일으키고 박 장군이 혁명을 일으켰을 때 “혁명과업이 완수될 때 민정이양을 하겠다”라는 공약을 한 바 있다. 민정이양의 선거에서 박 장군과 윤 보선 씨의 대결이었다. 이 때 D일보에서는 중립을 지켰으면, 이 나라의 근대화도 없으며 군부독재니 뭐니 하는 소리도 없는 아프리카처럼 조용한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행인지 불행인지 대신문사인 D일보사가 선거 하루 전날 “박 정희가 여수-순천반란 사건으로 정 일권 장군이 재판장으로 하는 군사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라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실린 호외가 수백만장 영-호남에 살포되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때 신문사는 박 정희 장군이 민선정부에 재등장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대의명분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본인의 생각으로는 강대국의 압력이 더 크지 않았나, 그렇게 짐작된다. D일보사의 수백만 장의 호외는 결국 영-호남의 생빨갱이로 내몰려 희생된 유가족들의 반발로 윤 보선 씨는 불과 몇십만 표차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 2002년 노 무현과 이 회창과의 선거 때도 먼 훗날 밝혀질 일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미국은 한국인의 의식과 그 행동반경을 너무 모르고 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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