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언론비리 > 간접광고 줄테니 소품다오" TV드라마 제작진 관행적 요구

'간접광고' 빌미 각종소품 요구 '관행화'…"촬영 중 소품 사라졌다" 되돌려주지 않기도
최근 TV 드라마 제작진들이 간접광고를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가 구속기소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각종 소품들도 간접광고를 해주겠다며 광고대행사에게 요구하는 일이 관행화 돼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고 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2004년 초 모 방송국 자회사의 드라마 소품 담당 직원 B씨로부터 소품으로 사용할 물건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간접광고를 해주겠다는 설명과 함께필요한 소품의 구체적 목록까지 전해 들었다.

A씨가 요청받은 물건들은드라마 주인공이 사용할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 등이었다.

A씨는 곧바로 광고주를 설득해 2백만원 상당의 물품을 확보했고 이를 B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해당 드라마에선 A씨가 제공한 물품은 한 번도 화면에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광고주로부터 질책을 받게 된 A씨는 제공한 물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는 "주인공이 사용하지 않아서 노출을 못시켰다고 반납하면 문제가 안생긴다"며 "그런데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보여준다고 하면서 나중에 물건도 돌려주지 않으면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A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B씨는 화면에 노출되지 않은 물건은 대부분 돌려주지만 일부는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잃어버리거나 파손돼 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있다고 해명했다.

B씨는 "돌려달라고 했을 때 100% 다 돌려주지 못한 것 뿐"이라며 "촬영하다보면 물건이 많기 때문에 분실사고도 있다. 잃어버려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일을 수차례 겪었다면서 간접광고를 조건으로 물품을 요구한 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일이 드라마 제작 현장에 관행화 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관행 때문에 애꿎은 광고대행사들이 물건값은 물론 광고주로부터 신용을 잃고 거래가 끊기는 피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CBS사회부 최경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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