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고 거부운동이 확산되면서 널럴해진 지면의 주요 필자로 부상한
문학평론가 박철화.
7월1일 아침논단에서는 KBS가 큰 맘 먹고 편성하여 첫 방송한 언론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포커스>를 지저분한 도마에 올려 놓았다.
이름 하여 <5년마다 반성문 쓰는 KBS>였다.
첫 회를 본 소감이 두 가지 이유에서 착잡했단다.
"하나는 '5년만에 또 시작이군!' 하는 냉소다.
그리고 그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경영자가 새로 취임할 때마다
방송사의 이런 고백은 관례적으로 반복되어 온 행사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문학평론가가 방송비평을 이렇게 엉터리로 하고도
소위 '1등신문'의 지면을 빛내고(?) 있으니
나도 문학평론이나 해볼까?
문학작품 하나 대충 읽은 후,
기준도 없고 사실관계도 개의치 않은 채 기분 내키는대로 써갈기면
조선일보에서 실어줄까?
누구 한번 해보시라.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경영자가 새로 취임할 때마다
방송사의 이런 고백은 관례적으로 반복되어 온 행사'라고 했으렷다.
이런 일이 5년 전 처음 있었고,
이번이 딱 두 번째인데 이렇게 써도 될까?
반성을 했으면서도 지켜지지 않으면 다시는 반성 따위는 해서는 안되는
모양이다.
박철화는 이런 기준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학평론을 하는지 궁금하다.
박철화는 첫회로 방영된 의 마지막 멘트가 나올 때는
깜빡 졸았었나보다.
이런 얘기였다.
"KBS의 지난 과오는 몇 번의 반성으로 모두 씻어지지 않는다.
안으로부터의 개혁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KBS는 또 한번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박철화를 착잡하게 했던 두 번째 이유를 들어보자.
"다른 하나는 내 청춘의 한 자락을 암울하게 뒤덮던 언론의
왜곡보도에 대한 기억이다.
1983년 입학생인 나에게 대학생활 내내 언론은 굴종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던 곳이다.
흉흉한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
5월 광주'의 진상과 군부 독재의 실체는 그 그림자 속에 숨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당시의 언론은 누구도 이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말이야 백번 지당하다.
그런데 보자.
KBS는 바로 그 점들을 부끄럽게 여기며 반성을 한 것이다.
5년 전에 그랬고,
이번에는 5년 전의 반성에도 불구하고 크게 나아지지 않은 점까지 포함하여
다시 한번 반성을 했다.
이게 그렇게 비아냥의 대상이 되어야 옳은가?
그런 박철화는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KBS와 비교해볼 때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덜하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아닌가?
거듭 반성하는 KBS와 반성하지 않는 조선일보의 차이에 대해
박철화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런 글을 썼을까?
박철화는 또 이렇게 썼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그래서 우리의 공영방송이 실질적 소유주인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
두 자식의 병역문제가 시빗거리가 되고 있는 자신들의 수장(首長)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우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이 공영방송의 실질적 소유주?
문학평론이 아닌 방송평론을 하려면 방송법도 찾아보고
방송론 교과서라도 한번쯤 읽어보고 해라.
못봐주겠다.
그건 그렇고,
많은 국민들이 조선일보가 친일행적을 비롯하여 독재정권의 주구노릇을
마다하지 않으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던 숫한 악행(惡行)들에 대해서,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방우영 고문과
너무 뚱뚱해서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방상훈 사장 등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우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박철화는 이런 사실을 모를까?
함량 미달의 속보이는 글을 실은 조선일보의 뻔뻔스러움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김동민[시대소리].
*^-^* 문정왕휴 옮김. *^-^*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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