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때문에 바람 잘 날이 하루도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언론 때문에 우리 사회가 조용한 날이 하루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과 언론은 국민이 잠 못 이루는 이유가 서로 네 탓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대통령과 언론 사이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언론은 대통령의 신중치 못한 발언들과 어지러운 행보를 비판하고, 대통령은 언론이 자신의 말꼬리를 트집 잡아 자신을 흠집내고 있다고 강한 불만과 적대감을 표현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비서실장까지 언론의 비판을 사디즘적 병리현상으로 표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대통령을 짓밟는 언론에 사디즘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나요. 그런데 언론이 대통령의 말꼬리를 물고 비판의 가학을 즐기는 사디스트라면, 대통령은 언론의 학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인 마조히스트라도 된다는 것입니까. 그리고 사디즘 언론, 달리 말하자면 변태언론이란 말인데, 변태언론에 변태대통령, 그리고 오르가즘 강박증에 시달리다가 변태언론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변태 국민, 이런 식이 됩니까. 또한 『대통령이 언론을 죽이자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는 비서실장의 말은 대통령도 잠재적인 사디스트란 말인가요. SM (사도마조히즘) 관계가 좀 복잡하지만 언론을 사디즘적인 성 도착증세를 보는 정신분석법이 재밌군요.
그런 해석법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어쩌면 정치 권력이든지 언론 권력이든지 권력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성도착적 행위인지 모릅니다. 각기 권력과 금전 추구에서 일탈된 성적 쾌락을 맛보면서 서로 파워게임을 벌이고 겉으로는 국민에게 오르가즘을 선사하기 위해서 봉사하는 척하면서 말입니다…어어, 그만합시다. 저도 말꼬리를 잡고 대통령과 언론을 SM 관계로 끌어가는 궤변을 늘어놓으려고 했던 게 아니니까요. 단지 윗분의 그런 표현이 제 성감대를 건드려서 좀 흥분했던 모양입니다.
흔히 언론은 사회를 지키는 훌륭한 「파수견」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그러나 언론이 정도를 걷지 않고 오버할 때에는 「미친 개」나 「하이에나」로 비하되기도 합니다. 언론도 대통령처럼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비난받고 비하되고 조롱당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언론이나 대통령에게 그런 비난도 못하면 국민은 속 터져 죽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국민의 화풀이성 비난이나 언론의 비판에 매번 신경질적인 보여서는 소통령감도 못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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