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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없는 '부안사태 진실'

△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열린 토론회 모습

"부안 문제의 핵심은 핵시설의 안전성이나 경제성 문제가 아니라 부안 주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김종규 부안군수가 일방적으로 유치신청을 결정한 것이다.

부안 주민들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을 정부와 언론이 똑같이 유치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한 '부안보도 이대로 좋은가'라는 긴급토론회에서 지역언론의 보도태도를 발제한 박민 전북민언련 사무국장 은 이렇게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지역언론들은 '대책위가 혼란과 과격폭력시위를 주도하고 있고, 그들에 의해 부안은 국가기구의 기능 일체가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던 원인과 이유가 무엇인지 얘기해야 하는데 하나같이 언론들은 '정부가 사전에 폭력시위를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 부장도 부안사태에 대한 왜곡보도는 중앙일간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은 "언론들은 부안 군민들의 시위를 과격시위로 폄하하고 핵폐기장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언론이 의제설정이나 갈등이 극화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상황분석이나 대안을 제시하거나 언론으로서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은 부안군수 폭행 사태보도에 대해 "조·중·동은 단독인터뷰 기사로 김 군수를 고뇌에 찬 결단으로 부각했는데 이미 대책위가 김 군수에 경고했음에도 김 군수가 피하지 않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며 중앙일간지의 잘못된 보도의 대표적인 사례로 ▷원전 신청부터 산자부의 결정까지의 보도 ▷현금보상 논란 ▷부안군 시위 및 부안군수 폭행 ▷부안군 초·중·고등학생
들의 등교거부 투쟁 보도 ▷ 주민투표 관련보도 등을 들었다.

한동오 천주교 부안성당핵추방특별위 조직부장은 "부안사태의 근본해결은 언론에서 의지를 갖고 핵폐기장의 심층취재, 기획특집 보도를 꾸준히 해냄으로써 언론이 진실을 알리고 많은 국민들이 동참할 때만 해결될 것"이라면서 "부안은 20여년 전 광주였다면 당시와 똑같은 상황이고 언론도 그때와 닮았다"고 말했다.

한동섭 한양대 신방과 교수는 "언론이 부안사태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입장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고 사건중심의 보도를 하고 있다"며 "사건중심의 보도는 '상업적 뉴스가치' 때문이며, 상업적 뉴스가치 중심으로 보도를 하면 과정과 원인이 생략된다"고 보도관행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조홍섭 <한겨레신문> 기자는 "원자력 문제는 정부, 산업계, 학계에서 배타적 공동체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들이 주장하는 합리성이 강요되고 있다.

그 사람들이 느끼는 후손들에 대한 죄책감, 사고의 불안감, 핵과 관계된 선입견, 낙인 등의 불확실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부안사태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취재기자의 전문성 부족, 핵폐기장 보도를 환경부 기자가 아닌 산업부 기자가 담당하는 현실을 들어 취재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민 전북민언련 사무국장,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 부장이 발제를, 한동오 천주교 부안성당 핵추방 특별위 조직부장, 조준상 언론노조 정책국장, 한동섭 한양대 신방과 교수, 조홍섭 <한겨레신문>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승경 <인터넷한겨레> 기자 [email protected] 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