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언론비리 > KBS 윤도현밴드 뮤비도 방송불가판정했었다

심의팀 '아직도 널' "교통법위반 조장우려…문제대목 삭제뒤 통과" "다른 방송에선 통과"

조현호 기자 ( [email protected])

KBS 사장이 교체된 이후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탈락하고 최근 몇몇 프로그램에서 출연불가 통보를 받았던 가수 윤도현씨가 자신과 소속사에서 제작한 뮤직비디오마저 교통법규 위반 조장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KBS가 문제삼은 대목은 다른 방송사에선 특별히 문제삼지 않고 심의에서 통과됐다고 윤씨쪽은 밝혔다.

KBS 윤도현 뮤비 '아직도널'도 방송불가 판정…"노란선 심하게 왔다갔다, 교통법위반조장"

김시규 KBS 심의실 차장(PD)은 3일 오후 "지난 4월 윤도현밴드에서 심의를 신청한 '아직도 널'이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내용 중에 등장인물이 노란선(차도 중앙선)을 심하게 왔다갔다 해서 시청자 특히 청소년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방송불가 판정한 것으로 기록돼있다"며 "청소년들에게 교통법규 위반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제작사(다음기획)에서 문제가 되는 대목을 삭제한 뒤 재심의를 신청해 일주일 뒤 열린 재심에서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윤도현밴드 뮤직비디오에 적용된 방송불가 기준 외에도 우리의 심의기준은 특정상품 로고가 노출되는 간접광고·안전띠 미착용·불필요한 자막 등이 있을 경우 불가판정을 하곤 한다"며 "통상 매주 15건 안팎의 신청이 들어오면 2∼3건 정도는 이런 이유로 통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KBS 심의팀 "문제된 대목 삭제해 일주일 뒤 심의 통과…윤도현 배제와 무관"

김 차장은 '이병순 KBS 사장 취임 이후 윤씨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하차됐고, 지난 4월 <1대100> <비타민> 등에서 방송출연을 앞두고 취소통보를 하는 등 윤씨를 배제하려는 기류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KBS 심의실 밖에서 볼 때는 이런 판정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닌가 갖고 의심을 가질 수 있는데, 심의 업무를 담당해보니 처리과정에 선입견을 갖거나 불이익을 주려는 것 같진 않다"며 "다른 제작사 뮤직비디오로 동일건은 다 부적격처리했다. 윤씨에 대한 그런 의문은 이번 뮤직비디오 심의 판정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씨의 제작사 다음기획의 유선희 대리는 "(심의를) 판단하는 쪽에서 하기 나름이다. 다른 (지상파를 포함해) 방송에선 통과됐고, KBS만 지적한 대목이 삭제된 채 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방송사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것같다"고 설명했다.

YB밴드 소속사 "다른 방송에선 다 통과…전혀 생각지도 못한 판정이었다"

유 대리는 "처음 불가 판정을 받았을 때 생각지도 않은 것이어서 당황하긴 했다"며 "KBS에서 문제된다고 해서 수정해서 다시 제출하고 나니 통과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