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 방영된 MBC 100분 토론 ‘보수-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편에서 방송된 시청자 의견 소개 내용이 실제와 달리 제작진에 의해 조작됐음을 100분 토론측이 시인하고 사과했다. 진행자 손석희씨는 21일자 방송 '존엄사, 자기 권리인가 생명경시인가'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난 14일 방송에 소개된 인터넷 의견과 관련해 제작진의 실수가 발생했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100분토론의 조작 내용은 진행 마지막부분에 시청자 인터넷 의견을 취합, 요약해 소개하는 부분에서이다.
서정애씨의 의견으로 소개된 내용 중 ‘진보진영이 민주화 발전에 기여한 바가 많았다’와 같은 언급하지 않은 문장과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서정애씨는 “내가 이때까지 활동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을 공중파에서 날린 것이다. 얼마나 황당하겠나”라며 <100분 토론> 측을 비판했다.
또 조순행 씨의 글도 조작됐다. 조순행 씨는 수구, 좌파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조순행 씨는 5월 14일에 단 하나의 글만 올렸다. 조씨의 원문과 방송 분을 비교해 보면 ‘진보든 보수든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같다’는 표현 외에는 전부 다 날조되었다고 한다.
특히 ‘좌파 수구 등의 단어로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라는 표현은 <100분 토론> 제작진이 시청자 의견을 조작한 이유를 짐작해 한다. 사회자 손석희 씨는 시종일관 ‘수구’와 ‘좌파’를 대립시키며 서로 ‘수구꼴통’이나 ‘좌파 빨갱이’라는 표현을 자제하자는 투로 사회를 이끌었다. 그러나 ‘수구’와 ‘좌파’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다. ‘좌파’는 ‘우파’와 대립되는 개념이다. 자신을 ‘우파’라고 보는 사람들은 상대측을 ‘좌파’라 칭하게 된다. 그런데 이를 두고 ‘좌파’를 ‘수구’라는 단어와 등치시켜, 남을 비난하는 개념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100분토론은 이미 지난해 6월 인터넷 주제 토론회 당시 구성안 조작 등을 통해 편파적으로 진행한 전력이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때 분명 시청자가 직접 쓰지 않은 문장을 첨가한 것이 확실하다. 제작진의 실수였다는 손석희씨의 사과는 신빙성이 없다. 100분 토론은 이실직고 의견 조작 의도를 밝혀야 할 것이다.
요즘 MBC노조의 미디어법 개정 저지 투쟁이 너무 노골적이다. 지상파 시장을 개방하면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정작 자신들이 편파방송을 하고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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