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한다. 언제부터 언론사 기자들이 영어를 생활화했는지 모르지만 세계화시대에 영어사용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내가 보기에도 이쯤 되면 '아연실색'이다. 미식가를 뜻하는 '고메 샘플링'에 대한 뉴시스통신 서모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본 느낌이다.
길지도 않으니 기사 전문을 보자.
" 3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내 한 식당에서 열린 샘플링(김정아 대표이사)의 온라인 멀티샵 '고메 샘플링' 런칭 이벤트에서 모델들이 '신선한 패션' 이라는 의미로 접시에 담긴 패션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미식가라는 뜻의 '고메(gourmet)' 샘플링(www.gsampling.com)은 방송 드라마 작가, 유명 사진 작가, 신인 연기자들이 아트디렉터로 직접 참여한 연작 '패션 드라마'를 시즌 별로 제공하는 등 상품 판매 뿐만 아니라 패션 문화를 선두해 가고 있다.
웹진 형태로 제공되는 해당 온라인 멀티샵을 통해 국내외 디자이너의 트렌디한 패션 제품 구매는 물론 해외 곳곳의 젊고 고급스러운 감각의 '패션, 푸드, 피플' 정보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패션드라마 등 문화 컨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
기사가 이 정도되면 한국인들을 위한 기사인지 '코메리칸'을 위한 기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요즘 시대가 아무리 세계화시대라고 해도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알아듣지도 못할 단어를 나열하면서 기사를 작성한다면 누구더러 읽으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느 나라든 기자와 아나운서는 그 나라에서 최후의 국어지킴이들이다. 대중이 남용하고 있는 외국어나 비속어를 바로 잡고 어린아이부터 70대 노인들까지 알아볼 수 있는 글과 단어로 소식을 전해야 마땅하다. 물론 기자나 아나운서가 항상 국어순화운동의 선봉에서 계도적인 역할만 담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위의 기사는 해도 너무했다.
국어만 고집하지 않고 외래어도 우리말화 된 것이니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렇듯 지나친 외국어를 남발하는 것은 천박하게 보여 보기에 안쓰러운 일이다. 한마디로 남부끄러운 짓이다.
김석수의 '자유자재' http://blog.daum.net/kss60
73312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