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억 부동산 사기쳐도 벌금은 200만원
허술한 부동산정책으로 정부가 앞장서 망국적 투기를 조장한다고 하는데 사법부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임야 1만8000평을 8억2800원에 매입해 405명에게 317억원을 사기 친 혐의로 구속기소된 부동산 투기범들이 고작 벌금 2백만원을 물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거액을 챙기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사기범들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는 피고들이 초범이거나 같은 전과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자는 건지 사기를 권장하자는 것인지 재판관의 속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더욱 기가 찬 것은 또 다른 부동산 사기꾼들은 배임죄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데 아파트 10채, 상가 32개, 오피스텔 24개를 소유하고 있는 조합아파트 투기 범죄자가 또 다시 조합원 자격을 얻어 5채의 신규 분양 아파트를 공급받는 사기를 쳤는데도 벌금을 2500만원밖에 부과받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광역도시계획안을 수립한 건설교통부의 모 사무관이 개발제한구역 해제 정보를 빼주고 1000만원을 받았음에도, 집행유예 판결을 했다. 쓰레기 법관이 아니고는 판결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부동산 투기사범' 에게 실형선고율이 고작 8.3%
이런 기막힌 실정을 노회찬 의원이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투기사범 합동수사본부'가 2005년 7월 7일부터 같은해 12월 31일까지 실시한 부동산투기사범 특별단속 수사 결과, 검찰이 구속한 252명에 대한 법원 판결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26일 오전 공개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의 90%를 집행유예(177명, 70.2%)와 벌금(52명, 20.6%) 등 경미한 처벌로 봐주었고 실형선고는 전체의 8.3%에 불과했다. 피고의 변호사와 짜고 재판했다는 의혹이 물씬 나는 판결이었다. 돈 안 먹고 이런 판결을 했겠는가?
노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가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교정은 차치하고 오히려 국민들에게 '부동산 투기해도 벌금 얼마내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법 감정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부실한 부동산투기방지정책으로 투기를 조장하고 있고 재판관들은 투기꾼들을 풀어주는 짓들을 하고 있으니 정부정책도 믿을 수 없고 신성한 재판정도 못믿는 세상이 돼버렸다.
정부도 못 믿고 판사도 못 믿으니 부동산 투기꾼들을 일망타진 하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부동산 전매차익을 범죄수익으로 간주해 전액 몰수하는 특별법을 만들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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