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강화. 이런식의 가식적인 발표는 이젠 지겹다
앞으로 비리 혐의가 확인된 검사·법관 등 법조인에 대해 파면이나 해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징계가 크게 강화된다. 또 현재 모두 법조계 내부 인사로만 구성되는 징계위원회의 문호도 전면 개방, 전체 위원의 절반을 외부 민간인들에게 배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격으로 하는 ‘법조비리 근절대책’ 잠정안을 마련, 18일 최종 확정한 뒤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제1정조위원장은 16일 “정부가 대통령 직속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안을 바탕으로 국회에 제출했던 검사징계법과 법관징계법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며 “18일 당정 간담회에서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당은 우선 비리 법조인의 경우 최고 중징계가 직권 면직에 불과한 점을 감안, 검사징계법·법관징계법 등 관계법을 개정해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판·검사의 비리가 불거지면 사표를 내고 법무부는 이를 수리한 후 징계절차를 종결하는 것이 관행처럼 계속돼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셌다. 그러나 이같은 법 개정으로 비리 법조인에 대한 파면이나 해임이 가능해지면 일정기간 동안 변호사 면허 정지 등 관련 불이익도 한층 실질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은 또 검찰과 법원 등 내부 인사로만 구성됐던 검사징계위원회 및 법관징계위원회에 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국회 법사위에는 모두 9명으로 구성되는 징계위원회에 3분의 1 범위 내에서 외부인사가 참여하도록 명시한 법관징계법 등이 제출돼 있으나 우리당은 외부인사 징계위원 비율을 반수 이상으로 상향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검찰총장·법원장 등의 고유권한이었던 비리 판·검사 징계요구권에 대해서도 다양한 기구에서 가능하도록 개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검찰의 경우 주로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감찰위원회에 징계 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법원에 대해서는 검찰의 감찰위원회에 상응하는 윤리위원회를 조속히 구성, 징계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여권의 입장이다.
또 현행 2년으로 돼 있는 비리 검사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일반 공무원과 동일하게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18일 당정 협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우리당 정책관계자는 “비리 법조인 처벌 강화를 위한 검사징계법 등의 개정과 함께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의 조속한 처리에 대한 강력한 입장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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