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개추위가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문서 심리주의에서 공판주의로의 전향적이고
인권 지향적인 안으로서,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 중의 하나일 것이다.
문서심리주의란 옛날 사또가 동헌 앞에 죄인을
꿀어 앉히고, 불문곡직 네 죄는 네가 알렸다로
부터 시작하는 심문방식에서 연유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죄인을 심문하는 사또는 죄를 모른
다는 것이고 증거도 없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고
오로지 곤장과 지도곤이로 자백을 받아내는 것에
의거하여 행형을 가했다는 것인데...
과학수사 기법이 날로 발전하는 오늘에 와서도
오로지 자백에 의한 조서가 재판의 기초가 되는
한심한 지경이다.
자백에 의한 기소와 이를 증거로 인정하는 문서
심리주의는 예로 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강압이나
피의자의 다른 약점을 무기로 공소 유지에 필요한
내용만 피의자 입에서 나오게 만드는 매우 비인권
적이고 야비한 제도이며, 경찰이나 검찰이 증거
위주의 수사라는 어렵고 힘든 길 대신에 손쉬운
방법으로 택하는 것이 바로 피의자의 자백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재판 중에 피의자가 판사 앞에서
검찰 조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력을 상실케 하는
인권에 초점을 맞춘 사법개혁안이다.
프로에 가까운 변호사들과 재판정에서 승부에 자신이
없는 사회 경험이 일천한 검사들의 위기 의식이
집단 반발 양상까지 보였으나, 이들도 공판주의가
정답이라는 원칙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 기관인 검.경의 장비나 인력 예산이 지금보다
더 많이 요구되는 공판주의는 적용 시점이나 부분
적으로 우선 순위를 정하여 점진적 실시를 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 접근이지만, 정치적 음모네, 검찰
죽이기네 등 본질과는 동떨어진 막연한 이유로 반대만
일삼는 자들의 불순한 저의는 곤장으로 다스려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은 네죄는 네가 알렸다 식 심문은
안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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