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법원홈페이지를 클릭하고
두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내 눈에는 허깨비를 보는 듯 했네
결심 공판조서를 재판장이 또박또박 읽어가듯
사이트 화면에 떠오른 내용들을 살펴보니
엉성한 소꿉장난처럼 읽을거리가 없네
초고속 인터넷 시대 정보화란 쌍방향이라는데
법조문들을 한 입으로 읽어주기만 하고
두 귀로들을 수 있는 자유게시판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 귀머거리가 되고 싶은 게지
아니 국민들의 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성역인 것처럼 옹고집을 부린다면
나는 차라리 홈페이지라고 하기보다는
흠(欠)페이지라고 불러 주겠노라
누군가 말했지, 민주주의란 타협의 예술이며,
타협엔 당사자들 상호간 밀고 당기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오늘의 '법원흠페이지'는
밀고 당길 수 있는 자유게시판 공간이 없는
흠사(欠事)와 흠점(欠點)만 장식품처럼 난무하고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옹졸한 보수주의일 뿐
아니 백성들 얕잡아보는 고답적인 자세로서
권위주의 철옹성 속 영화(榮華)의 저 밥그릇에
담겨있는 밥은 얼마나 맛이 좋을까
법원홈페이지는 내가 보기에는 흠(欠)페이지,
서방 언론이 들어와 보면 얼마나 허망스러워할까
신문고형 자유게시판으로 개판(改版)하거나 말거나
나는 그저 지나가는 똥개처럼 마구 멍멍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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